[기자수첩] 전문성 있는 LH 사장이 필요한 때
[기자수첩] 전문성 있는 LH 사장이 필요한 때
  • 서종규 기자
  • 승인 2022.08.30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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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수장 자리가 비어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임명된 김현준 전 사장은 최근 임기 만료를 1년4개월여 앞둔 시점에 퇴임했다. LH는 국토교통부와 함께 조만간 사장 선출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

LH는 주택 공급과 주거 복지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공기업이다. 국토 개발과 비축, 공급 등과 함께 주택 건설과 공급, 관리 업무를 수행한다. '국민 주거 생활 향상과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을 도모한다'는 설립 목적은 LH가 국민 주거 생활 향상에 상당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LH의 차기 사장 자질을 두고 우선 부동산 분야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주택 공급과 주거 복지가 경영의 목적인 공기업의 수장인 만큼 주택을 포함한 부동산 분야 식견이 두루 필요하다는 견해다.

특히 정부가 지난 16일 발표한 '국민 주거 안정 실현 방안'에 담긴 270만호 주택 공급 계획과 관련해 LH가 공공복합개발을 통한 공급과 비축토지 등을 활용한 공급 등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만큼 주택 공급 관련 전문성이 더욱 필요하다고 봤다. 실제 LH는 24일 국민 주거 안정 실현 방안에 대한 차질 없는 수행을 위한 첫 대책 회의를 열기도 했다.

사실 냉정하게 말해 김현준 전 사장은 부동산 분야 전문가는 아니었다. 그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대전지방국세청 조사1국장과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실을 지냈다. 이후 중부지방국세청과 서울지방국세청을 거쳐 2019년 6월부터 2020년 8월까지 국세청장을 역임했다. LH 사장 취임 전 부동산 분야에 몸담은 적은 없다.

김 전 사장에게는 LH 직원들의 땅 투기 사태와 관련한 조직 쇄신 임무가 주어졌다. 당시 정부가 임기를 1년가량 앞둔 시점에 새 주택 공급 정책을 펴기보다는 조직 안정과 단속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인사를 사장에 앉힌 셈이다.

김현준 전 사장이 임명된 시절과 현재는 상황이 다소 다르다. 물론 국민 주거 안정이라는 큰 목적은 당시와 같을 수 있겠다. 다만 270만호 대규모 공급 계획이 담긴 새 정부의 첫 부동산 정책이 나왔고 금리 인상 등 대외적 상황도 부동산 시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주택 공급과 주거 복지에 대한 중요성이 매우 큰 상황이다.

정권 교체와 함께 대외적 경제 상황 등이 맞물려 부동산 시장 내 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 주거 생활 향상에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전문성을 지닌 LH 사장이 나오길 바라본다.

seojk052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