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과도한 출입국 방역규제,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출때
[기고] 과도한 출입국 방역규제,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출때
  • 신아일보
  • 승인 2022.08.2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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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학교 황용식 경영학부 교수
 

항공 네트워크 데이터를 공급하는 기업인 OAG(Official Airline Guide)에 따르면, 2022년 5월 기준 우리나라의 국제선 공급석 현황은 총 30만석으로 2019년 코로나19 이전 대비 14%의 회복률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국제선 공급 1위 국가는 영국으로 총 533만석으로 코로나 이전으로 거의 회복한 상태(83%)며 이어 미국 84%, 스페인 90% 등의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데이터는 우리 항공운송산업 입장에서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5월 우리나라의 국제선 공급석은 총 214만석으로 국가별 순위로는 11위를 차지했다. 우리 항공산업은 코로나19 이전까지 연평균 9.1% 성장률을 보였다. 이는 같은 시기 글로벌 시장에 비해 3.3%p 높은 수치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2%대에 그치는 것에 비해 우리 항공산업은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그렇다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우리 항공산업의 경쟁력이 코로나19 기간 동안 약해진 것일까? 그러한 추축은 억측이라 생각된다. 우리나라의 대형 항공사들은 오히려 코로나19 기간 동안 항공 물류 산업으로 ‘피봇팅’해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을 내는 등 오히려 대형 항공사들의 내부 역량은 더 강화됐다.

단지 아직까지도 국제기준 대비 과도한 방역절차로 인해서 우리 항공산업의 국제선 항공수요 회복 및 항공운송 정상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전세계 대다수 국가(영국, 스위스, 스웨덴 등 57개 국가)는 자국의 항공, 관광산업의 조속한 회복을 위해 무(無)격리 입국은 물론 코로나 음성확인서 제출의무를 폐지하는 등 출입국 방역절차를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전면 정상화했다. 질병관리청의 국내 코로나19 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 확진자의 해외유입 비중은 0.1% 수준에 불과해 현행 출입국 방역절차의 실효성 및 과학적 근거에 의문이 제기된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모든 입국자 대상 입국 후 1일내 PCR검사를 의무화하고 있음에도 입국 전 코로나 음성확인 절차를 유지하는 등 국제기준 대비 과도하고 중복된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입국 전후 코로나 검사를 중복 실시하는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는 점에서 우리의 입국 방역규제는 글로벌 스탠다드 측면에서 너무 멀리 와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항공운송산업은 관광 산업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2019년 우리나라를 방문한 관광객은 총 1750만명으로 이중 97%는 항공편을 통해 입국했다. 최근 한류의 붐으로 인해 우리나라를 방문하고자 하는 인바운드 관광객의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항공업은 조종사, 정비사 등 전문기술인력 양성을 촉진하며 항공운송산업의 국제경쟁력 악화 시 연관산업인 여행, 호텔 등을 포함한 약 21만명의 일자리가 상실될 우려가 있다. 2018년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경제적 효과로는 일자리 84만개 창출 및 연관산업의 총 부가가치는 57조원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글로벌 스탠다드 대비 과도한 출입국 방역정책을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합리적 수준으로 개선 또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 입국 전 코로나 음성확인서 제출의무를 폐지하거나 백신 미접종 미성년자(13∼18세)의 무격리 입국을 허용하는 것도 정상화의 한 방안이라 생각된다. 이는 현행 무격리 입국대상(12세 미만)과 차별화할 과학적 근거 또한 부족하다고 판단된다. 아울러 해외출발 한국행 탑승객에 대한 발열체크 절차를 폐지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 4차 대유행 당시 강화된 지침(2021년 8월)이 아직까지 적용되고 있다. 주요국의 경우 실효성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이미 폐지된 상태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이제 전세계적으로 우리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엔데믹’ 체제로 전환되고 있다. 엔데믹 상황에 맞는 현실적인 방역 규제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에서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는 과도한 출입국 방역규제는 향후 우리 항공산업을 오히려 ‘자승자박(自繩自縛)’하게 되는 상황으로 이끌 것이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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