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금리 인상 바람과 함께 집 살 사람이 사라졌다
[기고] 금리 인상 바람과 함께 집 살 사람이 사라졌다
  • 신아일보
  • 승인 2022.08.09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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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계속 올라가는 집값이, 발을 동동 구르며 집을 사고 싶어 하던 그 많던 사람들이, 금리 인상 바람과 함께 집 살 사람이 사라졌다.

8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4.6으로 3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고 13주 연속 하락세며 38주 연속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상태다.

매매수급지수는 중개업소 설문조사와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0~200 사이 점수화한 수치로 100보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수요보다 공급이 많고 집을 살 사람보다 팔 사람이 많음을 의미한다.

거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살 사람이 적다면 적은 대로 거래되면 다행이지만 현장에서 보면 살 사람이 거의 없다. 점수보다 현실이 더 심각하다는 것이 문제다.

작년 상반기 전국 아파트 거래 건수가 45만건 정도였는데 올 상반기는 18만건 정도로 3분의1 토막 수준이다. 7월 서울 아파트 거래 신고가 317건 정도라 하니 이 정도면 거의 올 스톱이다.

금리와 집값이 반비례 관계인 것은 맞지만 금리가 올랐다고 이렇게 갑자기 집 살 사람이 사라진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

노무현 정부 시절 대출금리가 7% 수준이었음에도 집값이 올랐는데 지금 1금융권 대출금리가 4~5% 수준으로 올랐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높은 수준은 아니다.

최근 투자심리 위축으로 집 살 사람이 사라지고 거래절벽이 된 표면적인 이유는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빨리 올린 것이다. 하지만 그 속 배경은 8년 동안 2~3배 오른 과도한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에 있다. 여기에 기준금리 인상이 2020년 이후 코로나로 인해 발생한 비정상적인 제로금리의 달콤한 양적 완화의 종말을 의미하는 트리거(방아쇠)가 되면서 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것이다.

조금 더 정확히 표현하면 투자심리는 아직 살아있지만 집값이 더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사라진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돈 벌자고 투자한다. 아무리 실수요자라 하더라도 세금 내고 대출이자 내고 남는 것 없는 집을 살 사람은 없다.

다시 집을 살 마음이 생기려면 집값이 더 올라갈 것 같은 기대감이나 이 정도 떨어지면 바닥일 것 같다는 안도감이 스며들어야 하는데 아직은 그렇지 않다.

적어도 '금리 인상이 이 정도면 충분하다', '더 이상 올리지 않는다'라는 시그널 정도는 나와야 한다.

일각에서는 바닥론이 솔솔 나오고 있는데 아직 바닥을 논하기에는 이르다.

본격 하락은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고 시간이 더 필요하다. 경제위기 상황이 아니라면 2~3년에 걸쳐 고점 대비 30% 정도 하락해야 하고 더 오를 것 같은 불안한 마음에 무리하게 집을 사는 패닉바잉(panic buying)과 반대되는 더 떨어질 것 같은 불안감에 집을 던지다시피 팔아버리는 패닉셀링(panic selling) 현상이 나와야 바닥을 지나갔다 할 수 있다.

거래절벽이 지속되면 세수 감소와 건설 경기 위축, 내수 경기 침체, 깡통전세 등 여러 부작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상승장보다 하락장에서 발생하는 피해가 더 크다.

정부는 지금까지 상승장의 눈높이에 맞춰진 부동산정책을 하락장으로 눈높이 전환을 하면서 필요한 규제는 유지하되,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하게 풀어서 침체기를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다.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실수요자들은 잠시 숨 고르기를 하면서 종잣돈을 더 모으고, 금리 인상 속도와 집값 조정 폭을 예의주시하면서 내 집 마련 전략을 다시 세울 필요가 있겠다.

집을 팔아야 할 매도자는 급하게 팔기보다는 금리 인상의 불확실성이 제거된 이후 실수요자들이 움직일 때 적극적으로 파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
 

※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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