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쌍용차 '토레스' 흥행, 지역발전 이어져야
[기자수첩] 쌍용차 '토레스' 흥행, 지역발전 이어져야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2.07.1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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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위치 상가 임대’

경기 평택시 쌍용자동차 본사 앞. 단층 건물 상가마다 임대 현수막이 걸렸다. 대략 4∼5곳 이상 현수막이 보였다. 문을 연 상가는 2∼3곳에 불과했다.

임대 현수막이 붙은 건 지난 2009년부터다. 쌍용차가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다. 당시 인근 상권 매출은 최대 50% 줄어 영업을 포기하는 상인이 나왔다.

당시 쌍용차는 평택시 경제의 10% 이상을 차지했다. 쌍용차와 협력사에 근무하는 평택시민은 1만여명으로 4인 가족으로 따져볼 때 평택 인구의 10%가량이 쌍용차에 의존했다.

그로부터 13년이 지났다. 반전의 기회가 왔다. 주인공은 신형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토레스’다. 토레스는 사전 계약에서만 3만대 넘게 판매돼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쌍용차의 올해 생산량 1만6000대를 훌쩍 뛰어넘는 대수다.

쌍용차는 직원들부터 불러들였다. 지난해 7월 자구노력 일환으로 추진했던 무급휴업에 따른 평택공장 1교대 전환을 1년 만에 끝냈다. 이로써 주간 연속 2교대를 시행한다. 쌍용차는 이번 주간 연속 2교대 시행을 통한 생산능력 확충으로 토레스 사전계약 물량에 대해 안정적 생산 체계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생산은 기존 9만대(1교대) 수준에서 17만대(2교대)로 연간 약 8만대 정도 증가하게 된다. 토레스를 생산하는 조립 1라인의 경우 연간 5만대 이상의 공급능력이 증산된다.

구체적으로 이번 2교대 전환으로 토레스와 ‘티볼리’, ‘코란도’가 생산되는 조립 1라인은 1교대 때보다 28JPH(시간당 생산 대수) 증가한다. ‘더 뉴 렉스턴 스포츠&칸’을 생산하는 3라인은 14JPH가 늘어나는 등 총 42JPH가 증산된다.

쌍용차는 앞으로 신차 흥행 몰이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 내년 하반기에는 중형급 SUV 전기차를 출시한다. 오는 2024년에는 코란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KR10’ 프로젝트와 전기 픽업 모델을 출시한다.

쌍용차는 토레스의 본격적인 생산 이후 협력사부터 찾았다. 정용원 쌍용차 관리인은 지난 14일 협력사 진영전기의 김두영 대표에게 토레스 1호차 열쇠를 건넸다. 그동안 토레스 출시에 도움을 준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쌍용차는 인수예정자로 최종 선정된 KG그룹에 최종 인수되면 더욱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할 전망이다. 특히 정통 SUV라는 디자인 변화와 전동화 전략을 KG그룹으로부터 적극 지원받아 힘을 얻을 수 있다.

이제 지역경제 발전으로 이어질 일만 남았다. 평택공장을 오가는 근로자들이 늘고 쌍용차에 기대 생계를 유지하는 인구가 늘어날수록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이 생긴다. 토레스 흥행을 계기로 평택공장 앞 임대 현수막이 사라지길 기대한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