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면세업계는 여전히 코로나19 늪에 갇혔다
[기자수첩] 면세업계는 여전히 코로나19 늪에 갇혔다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2.05.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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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풍토병화) 전환 이후 조금씩 코로나19 발생 전 분위기로 회복하고 있다지만 면세업계의 주변 공기는 아직 차갑기만 하다. 단체관광객들이 조금씩 한국을 찾아온다 해도 코로나19가 한창 기승하던 때보다 소폭 늘었을 뿐 정상화되려면 한참 멀었기 때문이다. 

실제 국제선 항공 여객수가 증가로 돌아서면서 6월이면 월 100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나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여객수요의 10%를 밑돌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가 발표한 4월 산업동향에 따르면, 올해 4월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1조3833억원으로 전월인 3월의 1조6629억원보다 17% 줄었다. 중국 봉쇄조치로 보따리상(따이궁) 수요가 회복하지 않아 외국인 매출액이 20%가량 하락한 영향이 컸다.

더욱이 주요 면세업체들의 수익성은 개선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올해 1분기 기준 롯데면세점은 753억원의 손실을 냈으며 신세계면세점은 21억원의 적자를, 현대백화점면세점은 140억원의 적자를 각각 기록했다. 신라면세점의 경우 127억원의 흑자를 달성했지만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70%가량 줄어든 수치다. 

이런 가운데 오는 6월 말이면 공항 면세점 임대료 감면 정책이 종료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면세업계의 코로나19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공항시설사용료와 상업·업무용시설 임대료 감면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인천국제공항에 입점한 면세업체들은 2020년 3월부터 8월까지는 고정 임대료의 50%를 감면 받았고 2020년 9월부터는 매출연동 임대료를 내는 방식으로 감면혜택을 받고 있다. 

정부는 오는 6월 중 공항공사와 면세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임대료 감면 연장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문제는 정부가 임대료 감면 종료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대료 감면에 따른 인천공항공사의 수익성 악화가 이유다.

정부가 감면을 종료할 경우 면세업계는 최악의 상황에 놓인다. 내수통관 면세품 판매 등으로 겨우 숨만 쉬어왔는데 임대료가 정상화되는 순간 산소 호흡기를 떼어 내는 격이 된다. 해외여행 수요가 완전히 회복되지도 않았는데 일부 단체관광객들의 방문에 마케팅을 강화해 반등하려던 면세업계의 기대가 물거품이 돼버린다.

반대로 정부가 임대료 감면 기간을 연장한다면 미진하지만 해외여행 수요가 개선되고 있는 만큼 현재보다 상황이 악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비용적인 측면에서 큰 부담이 없어 수익성 개선도 어느 정도 기대할 수 있다.

정부는 면세업계가 사지로 내몰리지 않도록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확실히 나타나기 전까지 임대료 감면 정책을 연장해야 한다. 이와 함께 면세업계가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줘야 한다. 면세한도를 기존 600달러의 2배 이상으로 상향하고 외국인 대상 온라인 면세 역(逆)직구를 허용하는 방안 검토를 제안해본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