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카드사 발목 잡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기자수첩] 카드사 발목 잡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2.05.03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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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는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3년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수수료 원가(적격비용)' 재산정을 관리·통제 받고있다.

적격비용은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14차례에 걸쳐 인하됐다. 지난해에는 연매출 30억원 이하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율은 기존 0.8~1.6%(체크 0.5~1.3%)에서 0.5~1.5%(체크 0.25~1.25%)로 낮춰졌다.

업계는 수수료 감소분 4700억원이 카드사의 이익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년간 카드업계 수수료 부문 영업손실은 131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나이스신용평가가 발표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금리상승 대응 능력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가맹점 수수료율이 약 0.1~0.2%포인트(p) 낮아지면 카드사 전체 영업이익 감소 규모는 약 5000억원에서 최대 1조3000억원에 달한다.

앞서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이하 카드사노조)와 양대 금융권 산별노조는 카드사들의 신용판매 결제 부문이 이미 적자 상태라며 카드수수료 재산정 제도 폐지를 요구했다.

카드사노조는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는 96%의 가맹점은 매출이 발생할수록 적자가 누적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더구나 부가가치 세액공제제도를 감안하면 약 92%의 가맹점은 오히려 세금을 환급받거나 카드수수료의 실질적인 부담 효과가 0%다.

카드업계는 카드수수료뿐만 아니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 금리 인상으로 인한 조달비 상승에 수익성은 이미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더욱이 카드 수수료율 규제 대상이 아닌 빅테크 기업의 결제 비중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실제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토스 등 3개의 간편결제 서비스에서 결제된 금액은 63조6702억원으로 2020년 결제금액 42조7824억원보다 48.8% 증가했다.

사업자별로 네이버페이에서 결제된 금액은 44조188억원, 결제 건수는 11억9300만건이었으며 카카오페이에서 결제된 금액은 17조4536억원, 결제 건수는 9억700만건이었다. 토스는 2조1978억원, 8600만건 결제됐다.

그런데도 시장은 카드사 1분기 실적을 두고 선방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문제는 '잘 막아 냈지만' 이제 내려가는 일만 남았다는 점이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한 악화된 수익성을 보강할 방안을 내놓을 금융위원회 주도의 제도 개선 TF(태스크포스)는 속도를 내야 한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