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를 아시나요?
배려를 아시나요?
  • 김정호
  • 승인 2009.11.17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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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초여름 장마비가 억수같이 내리는 퇴근 길에 타고온 지하철역 입구에서 우산이 없어 어찌할 바 모르는 나에게 어느 노부부가 우산 하나를 내밀며 자기들은 우산하나가 더 있어 같이 써면 된다고 나에게 우산을 써고 가라며 짓던 그 미소를 아직도 잊을수가 없다.

만약 부처님과 예수님이 현생에 다시 나타난다면 그런 미소를 가지고 나타날것이라고 가정해도 무리가 전혀 아닐 정도로 그 미소는 너무나 밝고 부드러웠다.

올해 초 경비부서에 근무할 때 쯤 대원 하나가 감기에 걸려 감기약을 구입하기 위해 급하게 기동복을 입고 약국에 들러 감기약을 주문했는데 나이 지긋하고 신사같은 약사분은 약값을 굳이 받지 않겠다며, 거리에서 고생한다고 지긋한 미소로 나의 손에 감기약을 꼭 쥐어주었다.

난 그 자리에서 너무나 감동받아 연신 고맙고 감사하여 고개 숙여 인사를 드린 기억이 있다.

이런 배려는 본 경찰관이 실제 현장에서 겪은 동화같은 실제 있었던 일이다.

시민들과 같이 호흡하고 그들에게 품격 높은 치안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현장 경찰관으로서는 지하철 입구의 노부부와 그 약사분의 배려는 현장에서 시민들에게 제공할 치안서비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끔 돌아보게 만들었다.

실제 치안 현장에서는 아주 조금만 양보하거나 배려했다면 큰 사고를 피할수 있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초등학생이 미처 다 건너기도 전에 신호가 바뀌었는데 차량들은 신호만을 보고 돌진하여 초등학생이 다친 교통사고와 골목길 사거리에서 다른 차량들이 오는지 살피지 않고 자기 차량만 속력을 내어 지나다 충격한 교통사고는 그 좋은 예이다.

초등학교 저학년들은 아직 걸음이 빠르지 않아 미처 신호가 바뀌기 전에 다 건너지 못한 경우가 종종 있는데 차량의 운전자들은 본인들의 급한 용무만 생각하고 신호가 바뀌자 무조건 차량을 진행하는데 다시 한번 초등생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횡단보도의 신호가 바뀌어도 보행자를 배려하여 천천히 횡단보도를 진행하는 작은 배려가 필요한 때이다.

우리의 차량보유대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큰 도로가 아니어도 작은 골목길 사거리에서도 차량들이 연신 지나고 있다.

차량의 운전자들은 자기 길만 보고 다른 방향에서 오는 차량들이 오는지 작은 양보와 배려로 여유있게 운전한다면 골목길 사거리 충돌 사고는 자연스럽게 미연에 방지할수 있다.

일선 지구대나 치안센터에 시민들이 화장실이 급해 자주 들어오는데 시민들이 화장실이 어디냐고 물으면 우리 경찰관들은 피곤한 얼굴로 퉁명스럽게 화장실 방향을 가리키며 저기요라고 거의 모두 대답하는 실정이다.

우리 경찰들은 품격높은 치안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는 실적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시민들에게 배려하는 치안서비스가 주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인지해야 할 것이고 시민들 속에서 배려하는 치안서비스는 사랑받는 경찰로 거듭나는 지름길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