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쌍용차 매각, 빈수레가 요란해선 안 된다
[기자수첩] 쌍용차 매각, 빈수레가 요란해선 안 된다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2.04.13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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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매각이 요란하다. 돈 때문이다. 쌍용차 인수 관련 기업 주가는 요동쳤다. 급등 시점에 주식을 매각한 기업은 논란이 됐다. 인수 의사를 밝힌 기업 자금 사정도 이슈다.

쌍용차 인수전은 뜨겁다. 유력 인수 후보 기업은 쌍방울그룹과 KG그룹으로 압축됐다. 최근 중국 전기차 점유율 1위 업체 비야디(BYD)가 쌍용차 인수에 관심을 보인다는 설도 나온다.

쌍방울그룹이 쌍용차 인수에 가장 적극적이다. 쌍방울그룹은 이달 초 쌍용차 매각 주간사 EY한영회계법인에 인수 의향을 밝혔다. 최근에는 쌍용차, EY한영회계법인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쌍방울그룹은 특장차 제조 계열사 광림을 주축으로 KH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KG그룹은 쌍용차 인수를 위해 동부제철 인수 당시 손잡은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쌍방울그룹, KG그룹 계열사 주가는 급등했다. 특히 쌍방울그룹은 급등락을 오가며 요동쳤다. 그 사이 쌍방울그룹 계열사 미래산업은 보유하던 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 주식을 팔아 논란이 됐다. 미래산업은 지난 4일자로 그룹 계열사 아이오케이 주식 647만6842주를 124억1479만원에 처분했다. 주당 매각가는 1917만원으로 주당 평균 매각가는 1917원으로 처분 가격이 매수 단가보다 낮아 차익 실현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손실은 최소화할 수 있었다.

이 같은 논란에 금융감독원은 쌍용차 인수 관련주를 예의주시하며 주가 조작 여부 등 불공정거래 가능성을 들여다 보고 있다.

인수자금력도 이슈로 떠오른다. KG그룹은 그나마 쌍용차 인수에 가장 탄탄한 자금력을 갖춘 곳이다. KG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KG케미칼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약 3700억원이다. 최근 KG ETS를 매각한 자금 5000억원을 더하면 쌍용차 인수에 무리가 없다는 평가다.

반면 쌍방울그룹은 자금 마련에 제동이 걸렸다. 광림이 KB증권, 유진투자증권을 통해 쌍용차 인수금 4500억원의 자금 조달 창구를 확보하려던 당초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KB증권이 자금조달 과정에 참여한다는 계획을 철회했기 때문이다.

쌍용차 인수에는 부채와 운영자금을 포함해 최소 1조50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쌍용차 인수 기업은 인수 이후에도 정상화를 위해 추가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승자의 저주’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현재 요란한 쌍용차 매각 이슈가 인수 희망기업이 빈수레이기 때문이란 시장의 불신을 없애야 한다. 쌍용차는 이미 한 차례 빈수레로 지적받은 에디슨모터스에 이끌려 매각이 무산됐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