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양심냉장고를 응원합니다
[독자투고] 양심냉장고를 응원합니다
  • 신아일보
  • 승인 2022.02.08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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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문경시 점촌5동장
 

문경시 점촌5동행정복지센터에 출입문에 들어서면 특이하게도 마트에서 볼 수 있는 대형 냉장고가 비치되어 있다. 그 안에는 두부, 김치, 돼지고기, 라면, 채소, 떡, 쌀을 비롯한 작게 포장된 여러 종류의 먹거리가 진열되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른 아침이나 저녁 무렵 약간은 누추한 옷을 입은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이 냉장고 안을 살피고 필요한 음식을 가져간다. 욕심이 나서 많이 가져갈 줄 알았는데 드실만큼만 가져가니 정말 고마운 일이다.

점촌5동행정복지센터 양심냉장고 앞의 풍경이다.

2018년 처음 시행할때는 어려운 이웃들이 편안하게 이용하지 못했었다. 행정복지센터 문밖에서 머뭇거리며 차마 먹거리를 가져가지 못하고 서성이다 돌아서는어르신도 있었고 한꺼번에 많은 양을 가져가서 골고루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30여명으로 구성된 점촌5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회원들과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의 지속적인 홍보와 노력으로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어 생활이 어려운 분들의 지킴이로써 자리잡아가고 있다.

양심냉장고안을 채우는 숨은 산타클로스는 채소가게 아저씨, 떡집 총각, 두부가게 아줌마, 식육식당 사장님, 식품회사 대표를 비롯한 다양한 직업을 가진 분들이 함께하고 있고 점촌5동 주민자치위원회, 통장자치회, 바르게살기위원회를 비롯한 도움단체들도 십시일반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새마을남여지도자협의회에서는 회원들이 정성껏 가꾼 배추와 무우를 제공하기도 하고 김장과 밑반찬을 정성껏 조리하여 담아놓기도 한다. 하루 평균 20명 정도 이용을 해서 먹거리를  채워놓기 바쁘다.  

이분들은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고 조건도 없다. 오히려 다른 분들이 힘든 것을 안타까워하고 그 아픔을 함께하며 작은 도움이라며 미안해 한다.

코로나19로 국민들의 삶의 균형이 무너지며 경제적으로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 된지 오래다.

하지만 어려운 시기에도 아픔을 감내하며 더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산타클로스가 있어 세상은 아직도 따뜻하다.

다른 자치단체의 벤치마킹도 이어지고 있고 동참하는 소상공인들도 늘어나고 있어 고무적이다.

점촌5동행정복지센터에서는 양심냉장고에 이어 양심공구를 비치하여 필요한 시민들에게 빌려주고 있다. 2022년에는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하는 민원인들이 갑작스럽게 비가 와서 당황스러울때나 강렬한 햇빛으로 건강이 염려스러울 때 누구에게나 양심  우산, 양심 양산을 빌려주는 사업을 시작한다.

일명 양심시리즈다. 사회를 어둡게 만드는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양심시리즈의역할이 새삼 필요해 보인다. 앞으로 더욱 다양한 사업을 발굴하고 꼼꼼히 실행하여문경시 점촌5동에서 시작된 따뜻한 나눔이 전국으로 확산되길 기원해 본다.
 

/남상욱 문경시 점촌5동장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