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과 멀어지는 농협중앙회, 방만 경영에 비리 만연”
“농민과 멀어지는 농협중앙회, 방만 경영에 비리 만연”
  • 김 선 용 기자
  • 승인 2009.10.19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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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농촌 새농협 운동 실천을 위한 현장 중심의 농정 활동 강화를 위해 골프장 회원권을 취득했다” 지난 5일 농림수산식품위 국정감사에서 농협중앙회 관계자가 골프장 회원권 취득에 대해 이렇게 해명했다.

무슨놈의 농정 활동을 골프장에서 할까? 농협중앙회는 답변을 통해서 영업활동을 위해 필요한 회원권이라고 해명했지만, 이 회원권을 누가 어떻게 사용했는지에 대해서는 끝내 답변을 피해 빈축을 받았다.

사실 지난해 국감에서도 농협중앙회의 골프장 회원권 소유 문제가 지적됐지만 올해도 별로 개선되지 않고 여전하다는 게 문제가 됐다.

농협중앙회가 국정감사를 위해 제출한 자료를 보면 농협중앙회와 자회사, 그리고 회원 조합들이 보유한 골프회원권은 모두 821억원 상당이었다.

10억원 이상의 고가 골프장 회원권도 24개나 보유하고 있었고, 이 가운데 20억원이 넘는 그야말로 초고가 회원권도 6개나 보유하고 있었다.

농협 빚을 갚느라 허덕이는 농민들 입장에서 보면 미치고 환장할 지경이다.

이러한 가운데 농협과 자회사 임원들이 고액 연금이 도마에 올랐다.

지난해 21개 농협 자회사 임원들의 평균 연봉은 1억7200만원 이었는데 금융위기 와중에도 평균 6.8%나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농협 임직원의 각종비리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공금횡령이나 금품수수, 상납, 심지어 성회롱으로 해직이나 정직 등의 징계를 받은 농협 임직원 수도 크게 줄지 않고 있는 가운데 최근 5년동안 징계를 받은 농협 임직원 수가 909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현상은 농협의 처벌이 너무나 가볍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3년동안 35명이 약 137억원의 공금을 횡령했다가 적발됐지만 형사 고발된 사람은 8명에 그쳐 비리행위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농민들을 위해 쓰여져야 하는 농업정책자금이 눈먼 돈처럼 쓰인 것도 지적됐다.

최근 5년동안 농업정책자금 287억원이 농협 직원 등에게 부당하게 대출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 가운데 138억원은 회수하지도 못한 것으로 들어나 도덕적 해이를 보여주고 있다.

행복과 믿음을 주는 대한민국 농협. 이제는 농민을 위해 신용사업을 지향하고 농업인들이 안정적으로 농정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경제사업 중심으로 거듭나는 계기를 마련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