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미래 생존 위한 탄소중립, 전방위적 시대적 조류 동참을
[기고] 미래 생존 위한 탄소중립, 전방위적 시대적 조류 동참을
  • 신아일보
  • 승인 2021.10.26 17: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근종 작가·칼럼니스트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위원회’는 지난 10월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노들섬 다목적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제2차 전체회의’를 개최하고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안)」과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안)」을 심의하고, 2050년 탄소중립(Net-zero | 온실가스 배출과 흡수가 균형을 이루는 순 배출량 0 상태)을 목표로 203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를 2018년 대비 40% 감축하기로 의결했다. 

2050년 넷 제로(순 배출량 0)를 향한 청사진과 2030년 국가 온실가스 40% 감축을 위한 로드맵을 명확히 정한 것으로 오는 10월 27일 국무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며, 11월 1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릴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에서 국제사회에 발표되고, 12월 유럽연합(UN)에 공식 제출될 예정으로 파리협약에 따라 한번 제출한 2030 목표는 추후 더 강화할 수는 있어도 후퇴는 불가능하며,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5년마다 상황에 맞춰 개정하게 된다.

먼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안)는 2050년 탄소중립이 실현되었을 때 우리나라의 미래상과 부문별 전환내용을 전망하는 것으로서 부문별 정책 방향과 전환 속도를 가늠하는 나침반의 의미를 갖는바, 이번 시나리오(안)는 전기·열을 생산하기 위해 소요되는 탄소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석탄발전을 중단해야 한다는 내용을 제안하고 있다. 앞서 탄소중립위원회는 순 배출량을 △2,540만 톤으로 줄이는 안(96.3% 감출), △1,870만 톤으로 줄이는 안(97.3% 감출), △'순 배출량 0'을 달성하는 안(100% 감출) 등 3개 안을 두고 논의를 이어왔지만 3개 안 가운데 2개 안이 탄소중립에 이르지 못하는 방안이라며 ‘탄소중립 포기 시나리오’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그런데, 이날 탄소중립위원회는 2050년 '순 배출량 0'을 달성하되, 그 방법론은 다소 차이가 있는 2가지 안을 최종안으로 의결한 것이다. 2050년까지 산업과 경제 그리고 에너지와 환경 등 제반 상황과 여건이 어떻게 변하고 달라질지 모를 일인 만큼 2개 안을 모두 채택하여 유연하게 대응하되, '순 배출량 0'의 원칙에는 변화가 없도록 확실히 못을 박아둔 것으로 해석된다.

그 주요 내용은 첫 번째 산업 부문에서는 철강 공정에서의 수소환원제철 방식을 도입하고, 시멘트·석유·화학·정유 과정에 투입되는 화석 연·원료를 재생 연·원료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고, 두 번째 건물/수송 부문에서는 건축물의 에너지효율을 향상(제로에너지 건축물, 그린리모델링 등)시키고, 무공해차 보급을 최소 85% 이상으로 확대하며, 대중교통 및 개인 모빌리티 이용을 확대하고, 친환경 해운으로 전환한다는 것이며, 세 번째 농축수산 부문에서는 화학비료 저감, 영농법 개선, 저탄소‧무탄소 어선 보급 등을 통해 농경지와 수산업 현장에서의 온실가스 발생을 최소화하고, 가축분뇨 자원순환 등을 통해 저탄소 가축 관리를 해야 한다는 내용이며, 네 번째 폐기물 감량, 청정에너지원으로 ‘수전해 수소(그린 수소)’ 활용 확대, 산림·해양·하천 등 흡수원 조성,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 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기술 상용화 등을 통해 2050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다음,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는 2018년 온실가스 총배출량 대비 40% 감축으로, 기존 26.3% 감축에서 대폭 상향하는 방향으로 심의·의결하여 정부에 제안하였다. 우리나라의 산업구조, 배출정점 이후 탄소중립까지 짧은 시간, 주요국 대비 높은 연평균 감축률 등을 고려할 때 40% 목표는 결코 쉬어 보이지 않은 높은 목표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동안 우리나라는 세계 10위 안팎의 온실가스 다(多) 배출 국가이면서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미흡하게 제출해 유엔에서 ‘퇴짜’를 맞는 등 정녕 감축 노력에는 소홀히 했다가 국제사회로부터 ‘기후 악당국’이라는 오명을 들어온 터라 탄소중립 실현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정부의 강력한 정책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 주요 내용은 첫 번째 전환(전기·열 생산) 부문에서는 석탄발전 축소,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을 통해 2018년 269.6백만 톤에서 2030년 149.9백만 톤으로 44.4% 감축하고, 두 번째산업 부문에서는 철강 공정 전환, 석유화학 원료 전환, 시멘트 연・원료 전환 등을 통해 2018년 260.5백만 톤에서 2030년 222.6백만 톤으로 14.5% 감축하며, 세 번째 건물 부문에서는 제로 에너지 건축 활성화 유도, 에너지 고효율 기기 보급, 스마트에너지 관리 등을 통해 2018년 52.1백만 톤에서 2030년 35.0백만 톤으로 32.8% 감축하고, 네 번째 수송 부문에서는 친환경 차량 보급 확대, 바이오디젤 혼합률 상향 등을 통해 2018년 98.1백만 톤에서 2930년 61.0백만 톤으로 37.8% 감축하는 것이며, 다섯 번째 농축수산 부문에서는 논물 관리방식 개선, 비료 사용 저감, 저 메탄 사료 공급 확대, 가축분뇨 질소 저감 등을 통해 2018년 24.7백만 톤에서 2030년 18.0백만 톤으로 27.1% 감축하는 것이다.이외에 지속 가능한 산림경영, 바다숲 및 도시녹지 조성 등으로 2030년 26.7백만 톤을 흡수하고,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 도입과 국외 감축 사업을 활용하는 방안 등을 담고 있다.

이번 탄소중립위원회의 의결은 지난 8월 발표한 시나리오 초안보다 진일보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결정이라고 본다. 또한, 이제까지 정부가 유지해 온 2018년 대비 26.3% 감축안에서 목표를 대폭 상향해 40%를 감축하는 방안을 채택한 것도 정부의 결연한 의지에 기반한 고뇌에 찬 결단으로 높이 평가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중립 실현은 국가의 명운이 걸린 일"이라며 "오늘의 2030 NDC 상향(안)은 국제사회에 우리의 탄소중립 의지를 확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매우 도전적인 목표로 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 산업계와 노동계의 걱정이 많을 것"이라며 "정부는 기업에만 부담을 넘기지 않고 정책적,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자 매우 어려운 길이지만 담대하게 도전해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라며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국가 전체가 총력체제로 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렇듯 목표나 의지에 대해서는 공감과 설득력 그리고 당위성이 충분하다. 

하지만 실행에 옮기려 들면 난관에 봉착할 우려가 크다. 추진 과정에서 맞닥뜨릴 시련과 어려움이 예상보다 훨씬 거칠고 매섭다. 그동안의 화석에너지 기반의 산업구조와 대체에너지 강구라는 현실적 난제가 걸림돌로 버티고 서 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실효성에 문제가 많고 실행력에 어려움이 큰 셈이다. 게다가 산업계와 시민사회에서는 엇갈린 평가가 나온 가운데 사회적 여론은 양분되고 있다. 탄소중립위원회가 탄소중립을 위한 전환 과정에 드는 비용으로 국내총생산(GDP)이 0.07% 감소할 수 있다는 사실을 공개한 데 대하여도 산업계는 과도한 감축 정책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를 우려하며 기업의 부담을 내세워 ‘속도 조절’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반면에, 기후·환경단체는 기후 위기를 막을 최소한의 마지노선에도 못 미치는 소극적 감축 계획이라며 여전히 온실가스 감축 의지가 부족하다고 비판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산업계의 주장에도 일응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2030년까지의 연평균 감축률에 있어서 유럽연합(EU) 1.98%, 미국 2.81%, 일본 3.56%보다 더 가파른 4.17%의 감축률을 달성하도록 하고 있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사회 모든 부문에서 대규모 온실가스 감축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특히, 전력 생산 부문의 경우 205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60% 이상으로 급속도로 높아져야 한다. 게다가 추진하는 데 부딪칠 현실적인 한계도 여전히 많다. 재생에너지로 과감한 전환 계획이 반영되지 않다 보니, 무탄소 가스터빈, 연료전지, 동북아 그리드 등 성공 여부가 아직은 불확실한 미래 에너지 기술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낙관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가 하면, 아직 상용화도 안 된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활용(CCUS) 기술을 통한 흡수를 너무 과신하고 지나치게 기대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없지 않다. 산업 부문 등에서 온실가스를 충분히 줄일 수 없는 현실이다 보니 빚어지는 일들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기업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탄소중립은 피할 수 없는 최우선 당면과제로 인식해야 한다. 지금은 목표의 높낮이를 가지고 과하다거나 약하다는 논란으로 시간을 낭비할 때가 아니다. 어떻게 실행으로 옮겨 나갈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함께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야 할 때이다. 앞으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기업은 세계시장에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무엇보다도 국제 경제체제의 일원으로서 제재를 받지 않고, 미래 세대로부터도 외면당하지 않기 위해서도 서둘러 추진해야 한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에 비하여 출발이 늦었고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만큼 더 속도를 내야만 할 처지에 있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 International Panel on Climate Change)’는 섭씨 1.5도 상승으로 설정했던 지구온난화 도달 예상 시점이 2052년에서 2040년으로 당겨졌다는 보고서를 승인했고, 아마존과 하이네켄, 펩시코, 비자 등 100개 이상의 기업들이 2040년에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기후서약에 동참했으며, 우리나라에 약 10조 원을 투자하고 있는 세계 3대 연기금이자 네덜란드 최대 연기금 운용기관으로 알려진 APG가 '2050 탄소중립위원회' 공동위원장인 김부겸 국무총리와 윤순진 위원장 앞으로 국내 신규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해 우려하는 내용의 서신을 지난 8월 4일 발송함으로써 우리를 압박하고 있다. 산업계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절실히 요구되는 이유다. 

구체적인 이행방안과 관련해서도 문재인 대통령은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친환경에너지 중심으로 에너지 구조를 획기적으로 전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탄소중립 시대 핵심 에너지원인 수소를 생산, 저장, 운송, 활용하는 수소경제 생태계 조성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라며 "부문별로 특단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기울이고 흡수원을 확충하는 노력도 강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더불어 문 대통령은 "산업계가 적극적으로 노력해 주고 있어 다행"이라며 "건물, 수송, 농축수산, 폐기물 등 다방면에서 감축 노력을 강화하고 메탄 감축에도 힘을 쏟아달라. 특히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 분야에서 세계시장을 선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렇다. 지금은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백년대계를 만들어야 하는 엄중한 시점이다. 우리나라는 연료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제 연료 가격변동에 취약한 데다 에너지 이용의 효율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에너지 원단위도 OECD 36개 국가 중에 33위에 머물러 있다. 중국 전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전력난과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은 우리 경제의 혹독한 겨울을 예고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전력난이 심화해 경제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천연가스 선물 거래 시장인 네덜란드 TTF 거래소에서는 지난해보다 6배 이상 올랐고, 세계 석탄 가격의 기준이 되는 호주의 뉴캐슬 발전용 석탄 가격은 연초 대비 100% 이상 급등한 톤(t)당 200달러를 넘어섰고, 영국에서는 올 7월 전력 도매가격이 2월보다 68%나 올랐으며, 프랑스에서는 올해 9월까지 천연가스 가격을 44% 인상한 데 이어 이달에도 12.6%나 더 올렸고, 이탈리아도 올 10월 들어 전기요금을 29.8%나 올렸다.

국제 경제의 위기 상황에서 2050년 넷 제로(순 배출량 0)를 향한 청사진과 2030년 국가 온실가스 40% 감축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탄소중립은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서 반드시 가야만 할 길이자 준엄한 역사적 요구임에는 틀림이 없다. 산업계도 거역할 수 없는 세계적인 흐름과 그칠 수 없는 도도한 시대적 조류를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 산업계의 동참 없이는 2050 탄소중립은 요원할뿐더러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은 상상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러한 현실을 감안, "에너지 다소비 행태를 바꿔야 한다. 국민의 협조가 필요하다."라며 "정부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내년 관련 예산을 약 12조 원으로 대폭 확대한 데 이어 앞으로도 재정지원을 계속 확대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글로벌 에너지 위기가 탄소중립으로 가는 대장정에 장애가 되거나 걸림돌로 회귀하여 우리 경제에 그린 스완(The green swan |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의 파괴적 위기)으로 작용해서는 결단코 안 된다. 정부는 튼튼한 방파제를 쌓고 철통같은 방어벽을 구축하여, 더 촘촘하고 더 면밀한 대책과 더 적극적이고 더 실용적인 지원으로 산업계를 끌어안고 전방위적으로 미래 생존전략인 탄소중립 실현에 국가역량을 집주(集注)하고 매진하기를 바란다. 

/박근종 작가·칼럼니스트

※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신아일보]

master@shina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