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 정 미 자 기자
  • 승인 2009.08.16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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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유감)
정확하지는 않지만 2년 전으로 기억한다.

검찰 취재차 당시 대전검사장이었던 김준규 검찰총장 후보자를 몇 번 만난 일이 있다.

당시 김 후보자와의 대화 속에서 온화하면서도 불의와 절대 타협할 것 같지 않은 강직한 카리스마가 느껴졌었다.

그래서 나름대로 이 사람이야 말로 이사회가 필요로 하는 법조인이라고 생각하며 존경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렇게 존경하는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오늘 열려 통과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여권은 김 후보자는 소통을 중시하는 유연하고 합리적인 리더십의 소유자로서 검찰조직을 안정시키는데 적임이라며 조심스럽게 통과를 점치고 있지만 야권의 압박과 공세가 만만치 않아 진통이 예상된다.

야권의 한 중진 의원은 김 후보자의 위장전입 문제, 장인으로부터 무기명채권 증여, 이중 소득공제, 요트와 승마 등 호화취미,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심사위원 참여 등을 거론하며 내정 철회를 주장하고 나왔다.

물론 검찰총장은 작은 흠결도 있어서는 아니 된다는 완벽론적 시각으로 접근하다 보면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이 없다는 말이 있어 이들의 주장에 동의할 수가 없다.

인사청문회는 대통령이 고위 공직자를 임명할 때 국회에서 임명된 사람이 공직을 수행해 나가는데 적합한지 검증함으로써 대통령의 권력을 견제하는 제도이다.

그런데 그동안의 인사청문회는 그 기능을 다하지 못했다.

후보자의 능력을 검증하는 것이 아니라 사생활을 추구(追咎)하며, 정치적 목적으로 제도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사청문회를 지켜보는 많은 국민들을 실망시켜 온 것이 사실이다.

물론, 악법도 법이기 때문에 국가 기강을 바로 세워야할 후보자가 법을 어겼다는 것은 비난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법에도 눈물이 있다는 법언처럼 위장전입 문제의 경우 부동산 투기를 위한 것이 아닌 만큼 국민들도 이해할 수가 있다.

따라서 검찰총장은 검찰 조직의 안정을 위해 경미한 사항들보다는 리더십과 능력을 위주로 검증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예수께서는 간음한 여인을 처벌하려는 자를 향해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고 말씀하셨고, 돌을 들어 친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고 했다.

그 자리에는 의인이 한명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남의 잘못에 돌을 던질만한 의인이 지금은 있을까 ? 칼 샌드버그의 "인생은 양파와 같다.

한 번에 한 꺼풀씩 벗기다 보면 눈물이 난다"는 말을 한번쯤 되새겨 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