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완성차 노사, 위기서 기회 찾아야
[기자수첩] 완성차 노사, 위기서 기회 찾아야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5.25 05: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 완성차 노사는 코로나19 위기에서도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완성차 업계는 최근 노사 갈등과 관련해 큰 위기에서 더욱 커지는 노동조합의 반발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현대자동차·기아 노동조합은 현대차그룹의 8조원 규모 미국 투자 계획에 반발하고 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내년 현대차가 미국에서 전기차 생산 등을 위해 올해부터 오는 2025년까지 5년간 미국에 74억달러(약 8조1000억원) 투자 계획을 밝혔다.

현대차·기아 노조는 이 같은 미국 투자 계획에 반대하며 국내 공장 투자를 통한 고용 안정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GM 노조는 비정규직 근로자 불법 파견 혐의로 기소된 카허 카젬 사장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카허 카젬 사장은 앞서 지난 8일 같은 혐의로 검찰로부터 출국정지 조치를 받았다.

그는 이 혐의로 지난해 법무부로부터 출국정지 처분을 받은 뒤 정지 기간이 연장되며 같은 해 7월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서울행정법원으로부터 출국정지 연장 처분 취소 판결을 받았지만 검찰은 다시 출국정지 조치를 내린 것이다.

이에 따라 카허 카젬 사장의 한국과 미국 본사를 오가는 경영 행보에도 발목 잡혔다.

르노삼성자동차는 노사는 아직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했다. 현재 노사는 사측의 부분 직장폐쇄와 노조의 전면 파업으로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또 르노삼성차 노조는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열고비정규직 근로자 직고용과 구조조정 중단을 요구하며 노사 간 갈등을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매각을 추진 중인 쌍용자동차의 노조는 정부에 경영정상화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정일권 쌍용차 노조위원장은 지난 20일 국회에 탄원서를 전달하며 “사람을 잘라서 기업을 정상화하는 것은 틀린 얘기”라고 기업 매각에 따른 구조조정을 반대했다.

현재 완성차 업계는 코로나19 여파로 침체를 겪은 뒤 현재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로 어려움이 계속 되고 있다.

현대차 아산공장은 이날부터 오는 26일까지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로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한다. 기아 미국 조지아 공장도 오는 27일부터 28일까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가동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GM, 르노삼성차, 쌍용차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과 함께 판매 자체에 어려움을 겪는다. 코로나19 이후 완성차 업계 양극화가 더욱 커진 것이다.

지난 달 수입차 업체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의 국내 등록 대수는 총 1만4543대로 외국계 3사의 내수 판매량 합계 1만4254대보다 더 많이 팔리기도 했다.

불안정한 노사 관계는 소비자의 불안을 가중시킨다. 브랜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현재 코로나19, 반도체 수급난 등 위기를 헤쳐 나가기 위해선 노사가 힘을 모아 기회를 찾는 노력해야 한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