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칼럼] 배달원 증가만큼 안전망도 촘촘해져야
[기고 칼럼] 배달원 증가만큼 안전망도 촘촘해져야
  • 신아일보
  • 승인 2021.04.28 17: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우철 중소기업미래정책연구소 대표
 

운전을 하다 보면 도로에 각기 다른 유니폼을 입은 배달원들을 자주 목격하곤 한다. 전 세계 그 어느 국가보다 배달 서비스가 발달한 나라라는 것은 일찍이 인지를 했었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배달원들이 더욱 늘어난 듯하다. 

통계자료를 살펴보니 이것은 필자의 느낌만이 아니었다. 실제로 1인 가구의 증가와 의식 트렌드의 변화 등으로 배달음식을 선호하는 소비 행태의 발전을 보이면서 음식 배달 서비스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여기서 드는 의문 한 가지. 배달서비스 시장의 성장과 함께 배달원들의 처우 개선과 안전망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가이다.  

94조5000억원에 달하는 우리나라 외식업 시장 규모 중 배달 시장은 약 16% 인 15조원의 규모이고, 이 중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시장은 약 20%인 3조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배달 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편의점, 커피,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등 배달과 거리가 멀 것 같은 업종까지 배달 시장에 직접 뛰어들거나, 배달 애플리케이션 업체와 업무협약을 맺고 이벤트를 개최하는 등 배달 서비스 확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 배달업 고용구조는 배달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주와 배달원의 고용주가 일치하는 형태다. 

하지만 새로운 배달업에서는 고용구조와 서비스 제공 관계가 불일치를 보이며, 특수고용 형태와 같은 삼각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신종 배달업에서는 특수고용 형태를 통해 배달종사자들을 개인사업자 신분으로 귀속시켜 근로계약에 의한 사회적 안전망으로부터 멀어지는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음식 배달원에 대한 고용 증대에도 불구하고 이들 배달원의 수와 고용형태, 처우 등 현황에 대한 정확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음식 배달원에 대한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문제점을 파악·분석해 시사점이나 개선방안을 제시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배달종사자의 고용형태를 노동 생존권 문제로 보고 노동의 질 개선, 상생, 포용성장 등으로 극복 할 필요가 있다.

배달 종사자의 오토바이 사고도 문제가 되고 있다. 오토바이 사고가 계속 증가하는 주요 원인으로는 배달 애플리케이션과 배달대행 서비스의 증가가 손꼽힌다. 

이는 주문을 하나라도 더 소화해 더 높은 수입을 올리기 위해 상당수의 배달 오토바이가 과속과 인도 주행 등 법규 위반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시간과 수입경쟁이 치열한 배달 오토바이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이에 따라 사고도 계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륜차를 이용하는 배달업체를 중심으로 교통안전 교육을 확대하는 등 다각적인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물론 배달을 비롯해 생계형 오토바이에 대한 경찰의 단속 강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도 사고 원인의 하나로 지적된다. 

선진국에 비해 낮은 헬멧 착용률도 사고로 인한 피해를 키우고 있는 바, 국내 오토바이 헬멧 착용률은 84.6%로 스위스(100%)와 일본(100%)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뒤떨어져 있다. 사회 안전망 확보 차원에서 운전자의 사고습관 데이터를 수집하고 오토바이 에어백과 같은 안전장치 개발이 활성화되도록 하는 등 위험 분산 대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배달시장 얼마나 더 커질지 그 끝을 알 수 없다. 코로나는 사람들로 하여금 집에서 밥을 먹게끔 만들었고 집밥에 이들에게 외식을 선사하는 것은 배달원들의 수고 때문이다. 앞으로도 우리가 이전처럼 배달음식을 영위하기 위해선 배달종사자의 처우 개선과 안전망 확충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할 것이다. 

/장우철 중소기업미래정책연구소 대표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