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지역별 촘촘한 공공의료 확충이 국가경쟁력이다
[독자투고] 지역별 촘촘한 공공의료 확충이 국가경쟁력이다
  • 신아일보
  • 승인 2021.03.0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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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윤 구리시의회 운영위원장
 

최근 매스미디어에서 공공의료기관 확충 필요성에 대한 많은 뉴스를 접하고 있다.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도 공공의료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촉발시키긴 했으나 지금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 그러나 코로나19 감염병으로 인해 우리는 다시 한번 공공의료기관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코로나19는 현재 전 세계 확진자 1억 명, 사망자 230만 명을 넘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1월20일 첫 발생 후 8만명이 넘는 확진자와 1400명 이상이 사망했고 현재도 확산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입원 병상이 부족해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사망했다는 안타까운 뉴스를 접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내가 거주하는 지역에 감염병 환자를 받아주는 공공의료기관이 운영되고 있었다면, 아마도 지금보다는 사망자 수도 줄고 코로나19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19년 기준 우리나라 공공의료기관은 총 221개로 전체 의료기관 대비 5.5%에 불과하며 이는 OECD 국가 평균의 1/10 수준으로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마저도 의료원, 국립대병원, 건강보험 일산병원 등과 같은 일반의료 중심 공공의료기관(63개)도 충분하지 못하고, 공공의료병상의 경우도 제주(32%), 강원(23%)은 다소 평균보다 높으나 울산, 세종시는 한 개도 없어 시도별로 병상 비율 격차가 큰 상태이다.

이러한 불균형은 지역별로 기대수명 차이, 입원 및 응급사망비율 등 생명과 직결되는 심각한 의료공급과 건강수준의 불평등을 초래하고 상급병원 쏠림현상과 코로나19와 같은 국가적 재난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사회 안전망 약화 등 여러 가지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 

지역별로 촘촘한 공공의료기관을 설치·운영함으로써 위와 같은 문제를 해소하고 수익성이 떨어져 민간의료기관이 기피하는 진료, 감염병 대응 등 기존 역할뿐 아니라, 현행 민간의료 중심의 보건의료체계를 개선하고 건강보험을 정상화하기 위한 역할을 적극 수행해야 한다. 

건강보험연구원의 ‘공공의료 확충의 필요성과 전략’ 보고서(2020.11.19.)에 따르면, 공공기관의 역할을 ① 표준 진료 및 모델병원 ② 지역거점 공공의료기관 ③ 건강증진을 위한 병원 ④ 전염병 및 재난 대응 의료기관 ⑤ 정책집행 수단 및 Test-bed 역할로 제안하고, 공공병원 설립에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와 ‘지방자치단체 부담금’ 완화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고속도로 4~7km 건설비용이면 공공의료기관 설립이 가능하다고 한다. 코로나19 감염병 대응 필요를 넘어 초고령화사회에 대비하고 사회 안전망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 담보 등 그 기대효과를 고려할 때 이제는 비용이란 과거의 인식에서 벗어나 하루라도 빨리 공공의료 확충을 위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박석윤 구리시의회 운영위원장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