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런저런] 확진자 정보공개, 왜 지자체마다 다를까
[e-런저런] 확진자 정보공개, 왜 지자체마다 다를까
  • 신아일보
  • 승인 2020.11.22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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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아침 안전안내문자가 왔다. 평소에도 자주 울리는 안전문자였기에 가볍게 넘기려던 차 꽤나 익숙한 단어가 포함돼 있다. [계양구청]으로 시작된 메시지에 11월11일부터 19일까지 한 가게에 다녀간 사람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으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아뿔싸, 바로 집 앞이다. 천천히 걸어가도 1분내로 도착할 수 있는 최단거리에서 확진자가 나온 것이다. 당연히 동요될 수밖에 없다. 그 기간 직전에 다녀오긴 했지만 그 기간내에는 방문한 적이 없었다. 그래도 심장이 쿵쾅거리는 건 매한가지다. 아니나 다를까. 주변에서 검사대상자가 속속 나온다. 동네에 하나뿐인 초등학교와 유치원, 학원 등 난리가 났다. 문자가 이중삼중으로 오고, 카톡도 무수히 울려댄다. 

그리고 조금 뒤, 계양구에서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는 문자가 왔지만 정보는 전혀 없다. 계양구청 홈페이지나 블로그 등에 들어가면 얻을 수 있는 정보는 확진자의 번호까지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763호’ 지침에 따라 공개할 수 없다는 안내와 함께 말이다.

답답할 노릇이다. 다른 지역도 그런지 문자를 훑어보기 시작했다. 확인하고 나니 지자체별로 천차만별임을 알 수 있다. 인근에 있는 김포시만 해도 최소한 동은 알려준다. 이 정도가 개인정보 노출이라고 생각되진 않는다. 적어도 인근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사실을 알게되면 더더욱 조심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독 빗장이 잠겨있는 계양구 문자를 보고 있으니 너무 답답하다. 답답한 마음에 전화문의 해볼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가뜩이나 힘들 시기에 나까지 보태지 말아야지’ 싶어 관두게 된다. 전화문의를 한다해도 알려주지 않는다는 사실도 익히 알고 있다. 

그러면 이쯤에서 궁금한 것은 동을 안내해주는 지자체들은 질본 지침을 위반하는 것인지의 여부다. 서울에서 받은 안전문자도 절반은 동을 공개하지않는 반면, 절반은 동까지는 공개한다. 

코로나의 확산세가 무서운 요즘이다. 점차 가까워지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그럴 때 일수록 더 조심할 수 있게 최소한의 정보공개는 해줬으면 한다. 누군지를 알고 싶은게 아니다. 나와의 거리가 얼마나 가까워졌는지를 알고 싶을 뿐이다. 

주변에서 얘기하는 것도 비슷하다. 확진자 동선이 얼마나 가까워졌는지를 알아야 아이들의 학교나 학원 보내는 문제도 고민하고 그럴텐데 무작정 비공개로 하면 아무것도 준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충분히 일리 있는 말이다. 많은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릴 수 있는 동선공개는 나역시 부정적인 입장이다. 신상이 드러나는 정보는 공개해선 안된다는 지침에 절대 동의한다. 다만 얼마나 가까이 왔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정도는 알려주는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질본 방침에 따른 것이라면 지자체별 공개 범위가 다르면 안되지 않을까?

/고아라 편집부장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