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첫 ‘온택트 지스타’ 불안감, 기대로 바꾸려면
[기자수첩] 첫 ‘온택트 지스타’ 불안감, 기대로 바꾸려면
  • 송창범 기자
  • 승인 2020.11.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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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송창범 기자
산업부= 송창범 기자

국내 최대 게임축제 ‘지스타2020’이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이번주 개막한다. 사상 처음으로 참관객 없는 지스타로 열린다.

코로나19 시국에 많은 국제적 행사가 취소 또는 연기되는 상황 속에서도 지스타 조직위원회는 강행을 결정, 논란의 중심에 섰다.

올해 초 “지스타 온‧오프라인 병행 개최 계획”을 발표했다가 여론에 몰매를 맞기도 했지만, 결국 전면 온라인 개최로 바꾸면서 따가운 시선은 피했다.

하지만 ‘온택트 지스타’가 축제처럼 열릴 수 있을까? 매년 11월 부산 해운대는 게임 마니아들의 코스프레로 가득 찼다. 그야말로 부산 자체를 축제 분위기로 만들며 전 세계인의 시선을 끌어 모으는 역할을 했다.

그런데, 올해는 이런 모습을 아예 기대하기 힘들다.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되는 지스타 오프라인 현장은 방송 무대뿐이다. 예전과 같은 화려한 게임 부스는 하나도 없다. 참가사들은 관람객 없는 방송 무대에서 신작 발표와 함께 사전 제작된 영상만을 송출하는 걸로 끝이다. 방송은 지스타 공식 온라인 채널인 ‘지스타TV’를 통해 이뤄진다. 현장에서 즐기는 게임 마니아들이 얼마나 지스타TV에 접속할지는 미지수다.

조직위는 참가사들의 콘텐츠를 예능 프로그램 형태로 제작해 유저를 끌어 모은다는 방침이지만 아직까지 방송편성표 조차 안 보인다. 보통 지스타 개막 한달 전에 꽤 구체적인 부스 배치도가 나온 것과는 너무 대조적이다.

그만큼 게임사 참석이 저조하다는 얘기로 풀이된다. 조직위 측은 “개막 직전까지 접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메인스폰서 ‘위메이드’와 지스타 흥행 절반을 책임져온 ‘넥슨’, IPO를 노리는 ‘크래프톤’ 등 10여개 기업만이 라이브 방송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을 뿐이다. 지난해 지스타에는 36개국 700개사가 참여했다.

게임사 한 관계자는 “온택트 지스타가 처음으로 열리는 만큼 장단점을 분석해주거나 최소한 어떠한 효과가 더 있다는 홍보 정도는 해줘야 하는데, 그런 것이 전혀 없다”며 불안감을 나타냈다.

지스타 2020을 강행해야 했을까? 하지만 이번을 계기로 지스타의 형태도 한 번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5년간 큰 변화가 없던 점을 반성해야 한다는 얘기다.

‘온택트 지스타’는 분명 생소하다. 그래서 불안하다. 그렇지만 지난해 참석한 유튜브와 아프리카TV를 통해 ‘보는 게임’이 대세로 떠올랐다는 점, 클라우드 게임 같은 새로운 트렌드가 나타났다는 점을 되짚어 본다면, 게임사 참여 없이도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콘텐츠가 분명 많아진다. 불안감을 기대감으로 바꿀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 온택트 지스타가 성공한다면 대형 게임사 위주의 지스타에 변형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반면 실패한다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 정국 속 당장 내년마저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인다.

kja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