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런저런] 그깟 공놀이
[e-런저런] 그깟 공놀이
  • 신아일보
  • 승인 2020.09.28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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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류현진과 김광현이 나란히 선발투수로 등판해 승리를 거머쥐었다. 한국인이 메이저리그에서 같은 날 승리투수가 된 것은 2005년 박찬호와 서재응 이후 15년 만이다.

그리고 이날 손흥민 역시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경기에서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맹활약 했다.

코로나19로 답답하기만 했던 응어리가 풀리는 듯했다. 메이저리그 마운드 위에 우뚝 선 류현진과 김광현의 위풍당당한 모습에,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내달린 손흥민의 폭발적인 스피드에 환호할 수 있었다.

물론 스포츠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그깟 공놀이'가 무슨 대수냐고 비웃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깟 공놀이'가 온 국민을 하나로 만들었던 경험을 우리는 기억한다.

1990년대 후반 IMF로 모두가 힘들었던 시절 박찬호는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줬다. 박찬호가 등판하는 날이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공공장소 어디든 TV 앞에 모여 앉아 그의 공 하나하나에 열광했다. 야구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불같은 강속구로 거구의 타자들을 쓰러뜨리는 박찬호는 말 그대로 '국민영웅'이었다.

같은 시기 박세리는 '불굴의 의지'로 한국 골프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1998년 US여자오픈 골프대회 연장전 마지막 홀에서 선보인 '맨발 투혼'은 아직까지도 회자되는 명장면이다. 당시 박세리는 "국민들에게 조금이라도 희망을 드렸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우리 가진 것 비록 적어도 손에 손 맞잡고 눈물 흘리니, 우리 나갈 길 멀고 험해도 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의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다시 한 번 희망의 노래를 읊조려 본다.

/한성원 스마트미디어부 차장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