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늙지 않는 사람은 없다”
“이 세상에 늙지 않는 사람은 없다”
  • 허 기 랑
  • 승인 2009.05.11 17: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독거어르신들 한번이라도 찾아뵙는 것이 어떨지." 이 세상에 늙지 않는 사람은 없다.

삶이 지속되는 한 누구나 노인이 되며 물질적·정신적으로 노화에 따른 힘든 생활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많지 않다.

흔히 노년에 겪게 되는 힘든 삶을 노인의 4고(四苦)라 한다.

첫째, 생산현장에서의 은퇴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즉 빈고(貧苦)이다.

둘째, 자식들은 성장해서 떠나고 친구도 늙어서 하나둘 떠나고 주머니는 비었으니 나들이도 어려워 외로움이 심각하다.

즉 고독고(孤獨苦)이다.

셋째, 나이들어 마땅히 할 일이 없어 무료함은 무서운 고문이다.

무위고(無爲苦)이다.

넷째. 신체의 노화로 인해 고혈압, 당뇨, 류머티즘 등 대부분 한두 가지의 노인성 질환을 갖게 된다.

병고(病苦)이다.

내가 근무하는 시골 도서 지역에는 젊은 사람들은 찾아보기 힘들고 유독 나이드신 어르신들이 많이 거주하신다.

더욱이 홀로 의지할 데 없이 하루하루를 외롭고 힘겹게 살아가시는 독거 어르신들도 상당수다.

젊은 시절, 모두가 어렵던 시절 얼마되지 않은 논밭이나 힘든 고기잡이에 죽어라 매달려 자식들 뒷바라지에 올인 하다가 아무 것도 가진 게 없다.

이젠 힘든 일을 할 수도 없고, 온몸이 종합병원이 되고, 멀리 떠난 자식들은 얼굴 보기가 힘들고, 가까운 이웃들도 도회지로 나가거나 먼저 돌아 가셔서 남은 이들끼리 팔자소관이나 한풀이에 맡길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노인의 4고(四苦)는 대부분 겪는 일이라지만 시골 독거어르신들의 4고(四苦)는 정말 심각한 문제다.

젊은 시절 눈에 보이는 돈이나 지위나 힘을 가진 노인들만 무엇을 이루고 오늘의 우리사회를 만든 것이 아니다.

이들 독거어르신들 역시 이름도 없고 힘도 없지만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 나름의 지혜를 가지고 후손들과 후배들을 길러 오신 훌륭한 분들이다.

그런데 이분들 중 가난과 질병과 외로움과 함께 기억의 저편에서 한숨쉬는 분들이 너무 많다.

아무나 노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질병과 전쟁과 사고 등 숱한인생 역정을 헤쳐 나왔기 때문에 어르신들의 오늘이 있는 것이다.

편안하고 안락한 노년의 생활은 아닐지라도 독거 어르신들의 한숨을 덜어줄 수 있는 우리들의 관심이 절실하다.

경기가 어렵고 모두 살기가 힘들다고 하지만 그럴 때 일수록 더욱 소외 된 채 나날을 보내는 어르신들이 있다는 것을 함께 생각 했으면 한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아무리 바빠도 일주일에 한번 씩 이라도 이웃의 독거 어르신을 한 분이라도 찾아뵙도록 하자. 노년 역시 나의 일이고 나의 미래라고 생각하면, 아마도 스쳐 지나가는 노인들의 모습이 결코 예사로 보이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