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그들만의 계파갈등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그들만의 계파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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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5.07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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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진정성이다.

한나라당 주류가 들고나온 '김무성 원내대표론'이 박근혜 전 대표의 반대표명으로 한나라당내의 계파갈등만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지난 6일 이명박 대통령과 박희태 대표의 조찬회동에서 나온 '계파를 없애겠다'는 발언이 공염불이 되는 순간이다.

사실 한나라당은 10년만에 정권을 되찾은 순간부터 1년2개월여 동안 '친이, 친박'으로 나뉘어 계파갈등만 보여왔다.

경제위기가 어떻고, 북핵갈등이 어떻고 하는 것은 '쇠귀에 경 읽기'에 지나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국민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또 불쑥 '김무성 대표론'을 들고 나와 계파갈등 양상만 심화시킨 꼴이 되고 말았다.

박 전 대표의 발언 이면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불신이 깊이 자리잡고 있다.

친박 진영에서 항상 얘기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진정성 부족'이다.

이와 관련해 친박계의 한 재선 의원은 "지난해 '박근혜 총리설' 등 우리가 한 두 번 속은 게 아니어서 이번에도 그 진정성을 선뜻 믿기가 어렵다"고 말해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박 전 대표로서는 또 친이, 친박 간 갈등 해소의 대전제인 박 전 대표와 이명박 대통령 간의 신뢰회복이 우선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원내대표 자리에 친박계를 앉히는 것은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박 전 대표는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론'이 나온 형식 등에 대해서도 내심 불쾌하게 생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인사를 기용하려면 먼저 자신에게 의사타진을 했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결국 박 전 대표의 이번 김무성 원내대표 반대' 표명은 이명박 대통령과 손을 잡는 대신 당분간 내길을 가겠다는 '마이웨이'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친이계는 오히려 이번 '김무성 원내대표론' 무산을 호기로 보고 있기도 하다.

친박계가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를 거부하면 공세를 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포용력 부족' 비판을 잠재우면서 친박계의 일탈행동을 제어할 힘과 명분을 얻는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의 불발을 계기로 친이, 친박간 잠복된 갈등이 수면위로 부상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사실 국민들은 별관심이 없다.

한나라당의 대표가 친이계가 되든, 친박계가 되든 상관없다.

그저 그들만의 게임인 셈이다.

국민들은 당장의 생업에 신경을 쓸 뿐이다.

먹고살기가 더 급하다.

그런대도 정치권은 계파갈등이다, 뭐다해서 국민들을 더욱 짜증나게 하고 있다.

참 불쌍한 국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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