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2014·2020년 5월의 현대중공업
[기자수첩] 2014·2020년 5월의 현대중공업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6.02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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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은 각 사업본부 산하 9개 안전환경 조직을 대표 직속인 안전환경실로 개편하고, 총괄 책임자를 전무급에서 부사장급으로 격상한다. 또, 3000억원을 투입해 안전 점검·관리를 강화한다. 이달 중 안전보건공단에 의뢰해 계열사별로 안전 종합진단을 받을 계획이다. 더불어, 협력업체의 안전전담 요원도 현재의 두 배 수준인 200여명으로 늘린다. 안전사고가 많은 협력회사에 대해선 안전 도우미를 지정해 특별 관리할 방침이다.

이 내용은 지난 2014년 당시 중대재해 사망사고가 잇따르자 그해 5월 현대중공업이 내놓은 대책이다.

현대중공업은 조선사업대표를 사장으로 격상하고, 생산·안전을 총괄 지휘하도록 하는 안전대책 강화방안을 마련했다. 더불어, 현대중공업은 앞으로 3년간 총 30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하는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수립했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안전혁신 자문위원단 확대 운영 △모든 작업자에 ‘안전개선요구권’ 부여 △안전조직 개편 △안전시설 투자 확대 등에 나선다.

이는 지난 5월25일과 6월1일 현대중공업이 최근 잇따른 중대재해 사망사고와 관련해 마련한 안전 강화방안이다.

2014년 당시 현대중공업에서는 두 달 사이 중대재해로 5명의 근로자가 숨졌다. 올해 들어서는 4명의 근로자가 작업 중 사망했다.

현대중공업의 2014년과 올해 5월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2014년 당시에는 안전대책 마련에 대해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를 두고 현대중공업은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새로운 안전관리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노동계는 근본 대책의 일환으로 ‘중대재해 기업 처벌법’ 입법을 촉구하고 있다. 중대재해 기업 처벌법은 근로자 사망사고와 같은 중대재해가 발생한 기업과 경영 책임자를 강력하게 처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법안은 지난 2017년 고(故) 노회찬 의원이 대표 발의했지만, 아직 입법되지 않았다.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노동계는 21대 국회에서 반드시 중대재해 기업 처벌법은 제정하겠다는 의지가 여느 때보다 강하다. 범시민사회단체는 지난달 27일 민주노총을 포함한 136개 단체로 구성된 ‘중대재해 기업 처벌법 제정 운동본부’를 발족하기도 했다.

사망사고가 잇따른 현대중공업은 중대재해 기업 처벌법이 제정되면 앞으로 고강도 안전대책 마련으로만 넘어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근로자들은 사망사고가 연이은 근로 현장에서 목숨 걸고 일한다. 현대중공업이 사활을 걸고 만든 대책의 실효성을 다시 기대해 본다.

sele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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