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칼럼] 토지거래허가로 묶인 '용산'
[기고 칼럼] 토지거래허가로 묶인 '용산'
  • 신아일보
  • 승인 2020.05.2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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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
 

지난 14일 정부는 용산 정비창 부지 인근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5・6 수도권 주택공금 기반 강화 방안에 용산 정비창 부지 개발계획이 포함되면서 매물이 회수되고 문의가 늘어나는 조짐이 보이자 급히 규제를 빼 든 것이다.

사실상 5・6 대책의 후속 조치로 용산 정비창 부지와 인근 재건축·재개발 사업구역 및 주변 지역에 투기수요 유입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라 할 수 있겠다.

정부가 이렇게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는 강한 규제를 급히 꺼낼 수밖에 없었던 배경에는 2018년 봄 여의도와 서울역-용산을 개발한다는 마스터플랜 발언만으로 폭등을 야기했던 트라우마가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어찌 됐든 용산 정비창 부지와 인근 한강로, 이촌2동 일대 재건축·재개발 사업구역 13개소의 주거지역 18㎡ 초과, 사업지역 20㎡ 초과 토지 등은 지난 20부터 내년 5월19까지 1년간 용산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만 거래를 할 수 있게 됐다.

'허가를 받으면 되지'라고 쉽게 생각한다면 큰코 다친다.

신고는 가급적 해주겠다는 의미지만, 허가는 실질적으로 허가를 해주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이란 국토교통부 장관 또는 시·도지사가 투기적인 거래가 성행하거나 지가 상승이 되거나 우려하는 지역에 대해 5년 이내 기간을 정해 토지거래계약 허가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 이번 용산지역 규제는 1년으로 기간을 정했다.

허가구역으로 지정이 되면 허가구역 내 허가기준(도시지역 주거지역 18㎡ 강화, 상업지역 20㎡ 등)을 초과하는 토지의 소유권과 지상권을 유상계약하는 당사자는 시장, 군수 또는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원래 주거지역 180㎡, 상업지역은 200㎡였으나 10% 수준으로 조정해 용산 정비창 부지 인근 지역의 토지거래를 원천봉쇄하겠다는 것이다.

허가신청을 할 때는 거래 당사자와 토지의 상세정보뿐만 아니라 계약 예정 금액, 토지이용에 관한 계획, 자금조달계획을 첨부해야 한다. 허가신청을 받은 시·군·구는 15일 이내에 신청인에게 허가증을 내주거나 불허가처분을 해야 하며, 불허가처분에 이의가 있으면 1개월 이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이렇듯 요건도 까다롭고 허가도 잘 안 해주고, 허가를 해줘도 요건에 따라 2~5년 동안 허가대로 이용해야 한다. 위반 시 이행강제금(토지취득금액의 5~10%)과 행정형벌(2년 이하 징역 또는 토지가격의 30% 벌금 등), 행정질서벌(3000만원 이하 과태료) 등 무시무시한 벌도 준다.

그리고 토지거래허가구역은 민법의 법률행위 효력요건으로 계약 후 불허가처분이 나면 그 계약은 무효가 된다. 계약한 상대방이 등기하지 않고, 다시 제삼자에게 거래를 하는 미등기전매인 중간생략등기의 경우 부동산등기 특별 조치법에 따른 계약이라면 과태료만 받지 계약 자체가 무효가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면 무효가 돼버린다.

이렇듯 토지거래허가구역은 무섭고 강한 규제다.

정부가 서울의 심장부인 용산 정비창 부지 인근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는 것은 그만큼 부동산투기수요를 차단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5・6 수도권 공급방안 대책 발표 후 5・12 전매제한 대책과 법인규제 대책 등이 연이어 발표된 것도 같은 맥락이라 볼 수 있겠다.

코로나19로 인해 악화되는 경제 상황과는 별개로 부동산은 규제하겠다는 것이 과거 정부와는 다른 지금까지의 문재인 정부 부동산정책 방향이다.

하지만 과거에 그렇게 비판하던 대규모 SOC사업을 다시 시작했듯이 경제가 지금보다 더 나빠지고 부동산시장도 꺾이면서 미분양이 늘어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규제를 풀어줄 때가 또 올 것이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

※외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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