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칼럼] 재난안전의 공공성(公共性)
[기고 칼럼] 재난안전의 공공성(公共性)
  • 신아일보
  • 승인 2020.03.10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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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휘태 경북 안동시 풍천면장
 

세계 249개국에 78억이나 사는 지구는 인간이 만물의 영장으로 누비고 살지만, 자연과 인간의 재난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을 정도로 꾸준히 일어나고 있다. 기후변화로 극심해지고 있는 가뭄, 홍수부터 교통, 가스, 전기, 통신, 지진, 화재, 환경오염, 전염병, 사이버 등 수많은 재난들이 폭증하고 있다. 지구 외적으로도 우주에서 일어날 수 있는 위성과 유성(운석)의 충돌이나 블랙홀에 지구가 먼지로 사라질지 모르는 종말까지,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한다.

이러한 재난상황을 과학적으로 자세히 분석해보면, 불시에 순간적으로 터지기 이전에 그 징후가 나타나며, 재난발생 순간까지 위험도가 점점 높아지는 과정을 거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건축물이 붕괴하기 이전에 서서히 균열이 발생하고, 하중과 피로도가 증가하면서 균열이 확대돼 마침내 붕괴된다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재난발생 징후를 사전점검·발견해 하중과 피로를 줄여주면 그 건물은 붕괴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도저히 예측할 수 없는 불가항력의 천재지변은 한계가 있지만, 그 외의 재난은 미리 준비하면 예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재난의 사전점검 예방조치를 가장 확실하게 안정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기본조건은 공공성(公共性)이다. 왜냐하면, 생명이 위험한 재난을 개인이나 민간사업자가 스스로 책임지고 막아내기는 어려울 것이라 생각하고, 거기다가 긴급한 시설복구나 예산투입도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지금 ‘코로나19’ 같은 재난상황에서 민간병원이나 개인의사·간호사가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무작정 희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생각하며, 그들에게 임의적으로 책무를 부과할 수도 없는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공공의료 수준은 전체의료기관의 10%도 안 되는 매우 취약한 구조이다. 지난 2003년 사스(SARS)와 2015년 메르스(MERS) 사태 이후 권역별로 감염전문병원 등 공공의료를 확충한다고 했지만 아직까지도 OECD평균 70%정도의 1/7수준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지금 당장 시작해도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공공의료시스템을 하루빨리 확충해, 각종 전염병이나 고령화돼가는 국민건강을 지켜낼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90%나 되는 민간의료기술이 낮다는 것이 아니라, 공공의료 비중이 10%정도로 매우 낮다는 것으로서, 이는 전술한 바와 같이, 생명이 위험한 재난상황에서 민간의료기관이 의무적으로 국가적인 재난안전을 책임지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재난체계와는 별개로 우리나라의 민간의료기술은 세계적으로 상당히 우수한 편이다. 그런 만큼 하루빨리 공공의료시스템을 확충해 효율적 의료서비스로 재난상황에 대처하고, 권역외상센터 같은 구급체계도 완비해야 할 것이다.

최근 5년간만 봐도, 세월호 침몰, 경주·포항지진, 창원·사매터널 교통사고, 제천·밀양 화재, 강릉·동해 가스사고, 강원도 산불 등 여러 가지 대형재난이 끊이지 않고 있으나, 근본적인 공공시스템 구축은 아직까지도 미봉책에 그치고 있으며, 공공부문의 전문인력도 OECD평균의 절반수준으로 재난안전에 근본적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난국에도 온 국민들이 뜻을 모아 자원봉사에 나서는 등 멸사봉공 정신을 발휘해 국가적 재난의 한계를 극복해온 재난안전을, 이제는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공공시스템으로 구축해, 더 이상 무고한 국민들의 희생과 사회적인 혼란을 막아야 한다.

바야흐로 21C의 지구는 환경오염과 기후변화에 따른 고온현상으로 남·북극의 동토가 녹아내리면서 전대미문의 고대 바이러스가 출현해 새로운 전염병을 일으킬 수 있고, 날이 갈수록 고도의 문명발달로 시공간을 초월한 6차원적 재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 동안 경험하지 못한 신종 바이러스나 미세먼지 등 가공할 재난안전을 더 이상 민간사업과 개인적 자원봉사 같은 주먹구구식에 의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모름지기 4차 산업혁명시대에 걸맞게, 우주변화와 인공지능(AI)까지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특단의 재난안전 공공시스템을 확충해, 국가의 존립과 국민의 생명을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 

/김휘태 경북 안동시 풍천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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