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가 사라지고 있다
제비가 사라지고 있다
  • 황 원 식
  • 승인 2009.04.12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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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전령이자 보은의 상징인 제비가 사라지고 있어 야생 조류 보호가 시급한 실정이다.

삼월 삼짇날이면(음력 3월3일) 강남 갔던 제비가 찾아 와 봄소식을 알려 주면서 농촌 지역에는 주로 전통가옥 처마 밑에 둥지를 틀었다.

그리고 이들은 자기들만의 특유의 공법으로 신축한 집에서 부부가 함께 동거하며 알을 낳아 부화가 되면 들녘을 부지런히 비행하며 먹이를 물어와 새끼를 먹이면서 키워가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때로는 둥지 생활을 하면서 처마 밑으로 용변을 보다 집 주인에게 혼쭐이 나는 등 서러움을 받아도 다음 해 봄이 되면, 어김없이 찾아와 집주인에게 지지배배 인사를 하며 인간과 가깝게 지내 왔다.

그러나 요즘에 와서 강남 갔던 제비들이 수년 전부터 찾아오는 식구들이 점차 줄어 농촌지역에서도 쉽게 보기 어려운 풍경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초등학교 교과서나 동화책에 수록된 흥부전에 관한 교육적인 설명도 인터넷을 통한 화상 자료에 의존해야 할 실정이다.

이처럼 제비들이 해마다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은 봄이 빨리 오는 계절적인 변화와, 둥지를 틀기 쉬운 전통가옥이 사라져가기 때문으로 풀이 되고 있다.

또한 제비들의 먹이가 많이 서식하고 있는 논밭이나 임야 등지에 농약 등 부분별한 맹독성 방제로 곤충들이 사라지게 한 요인으로 볼 수 있다.

농촌지역의 주민들은 해마다 이 맘 때면 처마 밑에 둥지를 틀고 지지배배하면서 강남소식을 전해주던 제비가 보기 힘들어 아쉽다 하면서 야생조류 보호에 심각성을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