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쌍용차, 변화가 우선이다
[데스크 칼럼] 쌍용차, 변화가 우선이다
  • 신아일보
  • 승인 2020.01.20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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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재 산업부장
 

변화가 없으면 도태된다는 대전제가 쌍용자동차를 통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쌍용차 모기업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파완 고엔카 사장은 최근 한국을 찾아 이동걸 산업은행장,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을 차례로 만나 정부 차원의 공적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고엔카 사장은 오는 2022년까지 쌍용차에 2300억원을 투자해 회사 재정을 흑자로 전환시키겠다는 계획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마힌드라 측의 이번 요청은 시기상 정치권은 물론,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는 악수(惡水)가 될 공산이 크다.

마힌드라의 공적자금 투입 요청은 오는 4월15일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벌어졌다. 마힌드라는 정부를 상대로 “공적자금 투입을 거절할 경우, 대량 실직 사태가 뒤따를 수 있다”는 경고를 한 셈이다.

정부로선 쌍용차 근로자의 일자리 보전이 어렵게 되면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기조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마힌드라 측의 요청은 상당히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마힌드라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전철을 밟은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GM은 앞서 지난 2018년 6월 지방선거 전인 2월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 카드를 쥐고 정부와 산업은행을 압박했고, 결국 4월에 8100억원 규모의 공적자금을 받았다.

다만, 마힌드라의 이번 공적자금 요청을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은 마냥 곱지만은 않다.

마힌드라는 지난 2011년 쌍용차 인수 당시 외부자금 조달 없이 적극적인 투자를 해 세계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새로운 강자가 되겠다고 다짐했지만, 이후 연구개발(R&D) 투자는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쌍용차는 2016년 SUV ‘티볼리’ 효과로 반짝 흑자를 기록했지만, 이후 다시 내리막을 걸었다.

일각에서는 마힌드라가 R&D에 대한 투자를 거의 하지 않는 등 혁신을 등한시했고, 경쟁력 있는 모델을 내놓지 못해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게다가 마힌드라의 이번 공적자금 투입 요청은 정부가 보험료를 인상한 시기와 맞물려 국민정서상 곱게 보일 리 만무하다.

정부는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과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을 이달 시행하고, 건강보험료율과 장기요양보험료율을 사상 최대인 각각 3.2%, 10.25%를 인상했다.

공적자금은 금융기관으로부터의 부실 채권 매입, 금융기관에 대한 출자, 예금 대지급을 위해서 사용되고, 채권의 이자와 원금 손실은 예산으로 부담하기 때문에 결국 국민 부담으로 되돌아올 수밖에 없다.

마힌드라는 정부를 상대로 공적자금을 요청하기 전에 구체적인 자구안부터 세워야 했다. 근본적인 체질을 개선하지 않는 이상 흑자 전환 계획은 공허한 메아리 밖에 되질 않는다.

쌍용차 노조는 지난해 상여금과 성과급 등을 반납하기로 했다. 노조는 최근 판매 부진으로 실적이 눈에 띄게 악화된 회사를 살리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맸다.

노조는 상여금 200%와 성과급, 생산격려금 등을 반납하고, 연차 지급률도 현행 150%에서 100%로 변경하는 등 회사 정상화에 매진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마힌드라가 쌍용차를 정상화 하려면, 국내 시장의 이러한 정서부터 제대로 읽어야 한다. 마힌드라는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나원재 산업부장

master@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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