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완성차업계, 해넘이 교섭부터 끝내야
[기자수첩] 완성차업계, 해넘이 교섭부터 끝내야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1.16 13: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팎의 어려움을 감안해 노동조합 측은 파업을 자제하고, 사측은 전향적으로 협상에 임해 해결책을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지난해 8월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33회 국무회의에서 “완성차 노조가 이달 중순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동조합 하투(夏鬪)의 전운이 감돌던 때였다.

하지만 완성차업계의 ‘2019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은 해를 넘겨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기아자동차 노사는 지난 14일 제19차 임단협 본교섭에서 임금협상 2차 잠정합의안을 이끌어냈다. 이는 지난해 12월10일 1차 잠정합의가 조합원 투표에서 56%(1만5159명)의 반대표를 얻어 부결되면서 진행된 교섭이었다.

한국GM 노사도 지난해 임단협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지난 14일 상견례를 갖고, 협상 마무리에 들어갔다.

르노삼성자동차 노사의 경우 지난해 임단협을 두고 갈수록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최근 르노삼성차 노조는 게릴라식 부분파업과 서울 본사 상경 투쟁을 벌였으며, 이에 사측은 직장폐쇄로 맞불을 놓았다.

이들 완성차업체 노조는 지난해 임단협 교섭 과정에서 전면·부분파업을 실시하며, 지난해 매듭지었어야 할 투쟁을 연초까지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임단협을 연초 마무리 짓는다고 해도 올해 중순쯤 다가올 2020 임금협상에서 다시 노사 갈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1년 내내 파업 등 노조의 투쟁으로 완성차업계가 쉴 새 없이 몸살을 앓는 셈이다.

임단협 교섭에서 노사의 의견 차이가 클 수도 있다. 하지만 완성차업계 노사가 이견을 조속히 좁히고, 갈등을 줄여나가야 한다는 공동의 목표 의식을 공유하고,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노사 관계 개선의 첫걸음은 해넘이 교섭 없애기부터 시작돼야 한다. 지금까지 지속해 온 교섭 난항, 노조의 파업이 되풀이된다면 올해 임단협 교섭 타결도 내년으로 미뤄질 수 있다.

연내 임단협 타결이란 노사 간 공동의 목표를 두고 올해는 조속한 합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