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아세평] 2020년 국내외 경제전망과 ‘좋은 위기’
[신아세평] 2020년 국내외 경제전망과 ‘좋은 위기’
  • 신아일보
  • 승인 2020.01.13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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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서 EU정책연구소 원장
 

이란 군부의 실세였던 카셈 술레이마니(Kassem Suleimani) 이란혁명수비대 사령관이 미군의 드론 공격으로 이라크에서 사망한 이후 이란의 미사일 보복에 따른 확전의 위기가 봉합국면에 들어섰다. 그 결과 국제 유가 및 금값이 일제히 하락했다.

만약 미국과 이란이 확전으로 치달았다면 지난 5년간 배럴 당 60~80달러 선에서 안정적인 가격을 유지한 유가가 100달러 이상으로 치솟을 가능성이 높았다.

유가 상승은 미국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줄 것이며 이는 트럼프 재선에 적신호로 작용할 가능성이 컸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이번에도 미국은 이란에 대해 군사적 보복대신 경제제재를 선택했다.

유가의 급격한 상승은 피했지만 한국도 이번 사태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중동 정세의 불안 및 수입다변화라는 목적 하에 이란을 포함한 중동산 원유 수입은 줄고 미국산 원류 수입비중이 점차 늘고 있는 우리의 입장에서는 미국에 더욱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2020년 세계 경제는 우리 경제에 유리한 상황으로만 작용할 것 같지는 않다. 첫째, 2019년까지 세계경제의 가장 큰 불확실성이었던 미·중 무역 패권분쟁은 올해 말에 있을 미국 대선과 함께 재개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

둘째, 프랑스와 주요 유럽 국가들의 디지털세 도입, 이에 보복관세를 준비하는 미국의 대응은 상당히 주요한 이슈이다. 프랑스는 미국이 디지털세에 대해 불균형적인 무역 관세를 부과한다면 유럽연합(EU) 차원의 대응을 시사한 바 있다.

셋째, 미국은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금리 인하는 단행하였다. 이에 따라 유로존(Eurozone), 일본, 한국, 주요 신흥국들도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완화적 통화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긴축의 시대에서 완화의 시대로의 전환은 금융 안전성 약화를 비롯하여 세계경제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넷째, 경제구조에 지각변동이 일어나면서 우리수출의 25% 이상을 차지하고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렸던 중국은 그 자리를 다양한 신흥국들에게 서서히 내어줄 것이다.

특히 치열했던 미·중 무역 패권전쟁이 잠시 휴전상태인 반면, 프랑스의 디지털세를 둘러싼 갈등은 미국과 EU의 새로운 무역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IMF를 비롯한 국내외 주요기관들은 브렉시트(Brexit)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산업생산 둔화, 경제심리 악화 등을 반영해서 2020년 유로존(Eurozone) 성장률을 –1%로 예상했다.

영국은 브렉시트에 대비한 재고 증가로 2019년 1분기에 0.5% 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재고 증가라는 일시적 현상이 마무리되면서 제조업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급격히 하락했으며 고용시장 여건은 점차 악화되고 있다.

이는 브렉시트가 이루어지더라도 2020년 12월 31일까지로 예정된 EU와의 자유무역협정 체결이 포함된 미래관계 협상의 불확실성으로 기업들이 고용과 사업 확대, 신제품 개발에 투자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영국만의 문제가 아닌 마이너스 성장이 우려되는 EU 전체의 문제이다.

2020년 선진국들 경제의 불확실성에도 인도, 베트남 등 주요 신흥국들은 높은 성장세가 예상된다. 따라서 한국의 수출은 아시아, 중남미, 러시아, CIS 국가, 중동, 아프리카 등을 중심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교역과 세계경제의 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IMF와 OECD는 각각 2020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2%와 2.3%로 예상했다. 특히, OECD는 한국에 대해 완화적 통화정책과 낮은 물가상승률이 국내수요를 뒷받침해줄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 선진국들의 경기침체는 한국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선진국에서 신흥국들로의 수출 시장변경에도 현재의 상품 수출로는 한계가 존재한다. 따라서 대한민국은 각 제조업의 전방 및 후방 가치사슬(value chain) 상에서 부가가치가 높고 향후 시장성이 높은 영역으로 혁신적 산업재편이 시급하다.

무엇보다 7개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 지역을 중심으로 신산업과 신기술 개발의 혁신적 시도가 요구된다. 대한민국은 지금의 세계적 경제 위기를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이 언급한 ‘좋은 위기’로 삼아 소재·부품·장비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산업 육성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이종서 EU정책연구소 원장

master@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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