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칼럼] 미리 보는 새해 건설·부동산
[기고 칼럼] 미리 보는 새해 건설·부동산
  • 신아일보
  • 승인 2020.01.09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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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2.4%로 전망하며 '2020 경제정책 방향'을 통해 총 100조원 규모 투자프로젝트 등 민간과 공공 부분의 투자 여력을 총동원할 것을 예고했다. 건설투자는 SOC 투자(약 23조2000억원)와 생활SOC(약 10조5000억원) 등이 계획돼 있다. 그렇다면 이런 정부예산이 건설·부동산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여전히 건설투자를 더욱 늘려야한다는 업계의 주장 등은 논외로 친다면, 공공공사 등 관련 세부 분야에 속하는 건설업체들은 조금이나마 혜택을 볼 가능성이 높다. 당연하지 않은가? 공공투자 증감의 영향을 크게 받는 토목 분야 업체들은 더욱 그럴 것이다. 경제성장기를 지나 과거보다 토목 수요가 줄었다지만 아예 국내시장에서 명맥을 끊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모든 업체에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해외시장으로 진출하라고 강요할 수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걸 전체로 확대한다면 투자 규모가 충분할 수 없기에 건설업이 어렵다는 얘기는 내년에도 동일할 것이다. 실제로 지난 서브프라임 경제위기 이후 역대급의 실적을 기록했던 2016년에도 수주급감 등 건설산업의 위기론이 지속했던 것이 하나의 예시다. 

실상은 유독 건설업에서는 시장경제를 무시하는 듯한 행태가 지속하는 것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업황이 어려우니 정부 대책이 필요하다는 식의 주장이 변함없이 지속할수록 점차 설득력도 떨어진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이런 논리에 관성이 붙어 업계의 관행으로 굳어져서는 안 될 것이다.

한편 SOC 투자는 필연적으로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는 사람들이 매입하고 싶어 하는 지역을 논하는 것이므로 전국적인 평균치와는 거리가 있을 수 있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면, 도로나 철도 등 SOC 투자로 교통망이 개선될수록 수혜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들썩인다. 주요 지역에 가까운 역세권일수록 시세가 높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다. 신규인프라가 생겨도 그렇고, 그보다는 덜하더라도 노후인프라가 개선돼도 그렇다. 왜냐하면 노후인프라 개선이 경관 등 환경변화도 수반하기 때문이다.

낡은 지역의 도시재생사업도 부동산 가격을 올린다. 지역의 가치가 오르고 내리는 것은 해당 지역의 현황이 반영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도시재생의 유형에서 재개발을 배제하더라도 주거환경의 개선과 시세가 분리되지는 않는다. 더구나 주요 지역의 대규모 재개발을 억제할 뿐 주거정비사업 등 소규모 정비사업은 오히려 권장하겠다는 것이 현 정책 방향이다. 

부동산 시장을 대하는 정부의 방침은 지난해와 다를 바 없다. 투기와의 전쟁이라는 표현이 이를 보여준다. 이는 우리의 사회문화에 맞춰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정책 범위에는 '공급'보다 '규제', 보다 정확히는 '더 강한 규제'가 적합하다는 현실이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대출 규제와 자금출처 조사 등으로 정부가 주장하는 투기 세력을 일부 억제하더라도, 부동산 시장의 안정이나 하락은 결국 매입수요가 매도수요보다 같거나 적어야만 실현될 수 있는 사안이다. 그런데 지난 수년 간 하우스푸어라는 단어가 우리 사회에서 사라지면서 부동산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이 점차 편향됐다는 것을 고려하면 그렇게 될 가능성을 높게 보기는 어렵다. 

마지막으로 민간투자는 앞서 언급한 SOC나 상업용부동산, 신도시 등과 동일한 맥락이므로 달리 논할 필요는 없다. 다만 민간투자에 있어서 지적할 점은 기업의 산업투자를 정부가 강요하는 식으로 진행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나 건설투자를 먼저 늘림으로써 제조업 같은 타 산업을 호황을 꾀하겠다는 식으로 주객이 전도돼서는 안 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

△ 공공기관 자문위원(부동산·민간투자사업·도시재생 등) 다수 △ 건축·경관·도시계획위원회 위원 다수 △ 도시·공공· 디자인위원회 위원 다수 △ 명예 하도급·호민관·민간전문감사관 △ 한국산업인력공단 출제위원 등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