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미, 수위 높은 발언 심상찮다
[사설] 북미, 수위 높은 발언 심상찮다
  • 신아일보
  • 승인 2019.12.04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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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미국의 주고받기식 발언들이 심상찮다. 연말을 앞두고 군사 충돌도 불사하겠다는 뜻으로 들려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3일 북한 외무성 리태성 미국담당 부상 명의의 담화에서 "미국에 제시한 연말 시한부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 있다"고 미국을 자극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다시 '로켓맨'으로 지칭하며 "만약 필요하다면 북한 문제와 관련해 무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며 "김 위원장은 비핵화 합의에 부응해야 하며, 앞으로 이를 지켜볼 것"이라고 압박했다.

비핵화 협상이 교착국면에 들어가면서 북미 간 기싸움이 본격화된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에서 긴장을 높이는 행위로 서로가 뭔가 보여 주려는 의도가 다분해 보여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 

미국의 입장에선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에 대한 불편한 속내를 내비친 것이다. 최근 미군의 정찰기 이어 해상초계기도 한반도 상공을 비행하면서 대북 감시 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북미간 무력 충돌 가능성이 고조됐던 2017년의 한반도 위기가 또 다시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북한은 협상 데드라인을 상기시키며 미국의 태도 변화를 강하게 촉구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박정천 육군 총참모장, 군종 사령관, 군단장 등 군 인사들을 대거 동행한 가운데 군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랐다고 4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미국이 새로운 변화를 보이지 않을 경우 강경 군사 행보를 시사한 것으로, 삼지연 등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를 시찰하면서 대미항전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이달 말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소집했다. 소집 이유에 대해선 조선 혁명 발전과 변화된 대내외적 정세의 요구에 맞게 문제들을 토의 결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비핵화 협상과 관련한 어떤 중대 결정이 있을지 주목된다.

비핵화 협상 교착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상황이 불안정한 모습으로 변화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치열해지는 북미 신경전은 '벼랑끝 대결'로 치닫을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한반도가 초긴장 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예의 주시하는 한편, 협상 채널를 최대한 가동할 필요가 있다.

최근 북미 간의 수위 높은 발언으로 당장 군사 출동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서로를 압박하는 모습은 분명해 보인다. 

북미가 각자의 해법만을 고집한다면 결국 한반도에서 전쟁의 개연성은 높아질 것이다. 상호 양보와 타협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돌파구가 생긴다. 

한반도와 국제 평화를 위해서 서로를 자극하는 발언은 자제하고 유연한 태도로 비핵화 대화를 다시 이어가길 기대한다.

[신아일보]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