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과태료 25만원, 국민이 봉인가
[사설] 과태료 25만원, 국민이 봉인가
  • 신아일보
  • 승인 2019.12.02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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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미세먼지를 잡겠다고 시행하는 배출가스 5등급 시내운행 제한이 본격 시작됐다. 서울 시내에서 배출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노후 경유차량 등 5등급 차량 진입을 전면 차단해 미세먼지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녹색교통지역'으로 지정된 옛 한양도성 내부 구역으로 통하는 진출입로 45개소 모두에 설치된 카메라 119대를 통해 자동으로 단속이 이뤄진다.

서울시가 단속을 시작한 지난 1일 오전 6시부터 서울 사대문 안 녹색교통지역(한양도성 내 16.7㎢) 안을 통행하는 차량의 배출가스 등급을 점검한 결과, 16만4751대의 차량이 이곳을 통과했으며 이중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은 2572대였다.  

이 가운데 저공해조치를 완료한 차량 1420대, 긴급차량 1대, 장애인 차량 35대, 국가유공자 차량 3대, 저공해조치를 신청한 552대, 장착할 수 있는 저공해 조치 설비가 개발되지 않은 차량 145대를 제외한 416대가 과태료 부과 대상으로 한 대당 과태료 25만원이 부과됐다. 시행 하루 만에 서울시는 과태료 1억400만원어치의 통지서를 발송한 것이다. 

이를 두고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물론 미세먼지가 심각한 상황에서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시책은 응당하지만 단속 대상의 대다수가 서민이라는 것이다. 누가 좋은 차 안 갖고 싶고, 신차를 마다하겠는가.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오래된 차를 운행 중인 서민들이 대거 과태료 대상이 된 것이다. 2005년 이전 등록된 경유차가 사대문 내로 진입할 경우 적발 때마다 25만원의 과태료를 납부해야 한다. 단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이라도 매연저감장치(DPF)를 달거나 엔진을 개조하면 운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매번 달라지는 정부의 방침에 국민들은 아리송하기만 하다. 한 때는 ‘클린디젤’이라는 명목 하에 경유차 타기 정책을 추진하더니 이제는 경유차가 미세먼지를 유발한다며 조기폐차를 권고하고 나섰다. 또 지난해 11월 정부가 발표한 미세먼지 관리 강화대책에는 2030년까지 경유차 제로화(대체차종 없는 경우는 예외)를 실현한다는 계획이 담겨져 있으며 저공해경유차 인정기준을 삭제하고 주차료·혼잡통행료 감면 등 과거 저공해자동차로 인정받은 경유차(95만대)에 부여되던 인센티브가 폐지하기도 했다.

어찌 아리송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정권이 바뀌고 또 새로운 정부가 들어오면 ‘클린디젤’ 정책이 되살아날 수도 있지 않은가. 국민들이 봉인가. 국내에 유입되는 초미세먼지 중 약 70%는 중국에서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는 발표에는 아랑곳 않고 국민들만 잡아댄다고 무조건 나아지냐는 말이다. 물론 미세먼지 줄이기에 국민들의 동참이 간절한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도 팍팍한 서민들에게 적발 때마다 거액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이 최선책인지 묻고 싶다. 

[신아일보] 

master@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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