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으로 평가되는 20대 국회는 끝없는 대치를 반복하면서 ‘무능국회’, ‘일하지 않는 국회’로 원성을 사고 있다.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마저 며칠 남기지 않은 20대 국회가 다시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이제 지긋지긋하다는 반응이다. 하루가 시급한 민생법안 처리를 목전에 두고 국회의원 밥그릇 싸움만 벌이는 국회에 대해 진절머리가 난다는 비난이 들끓는다.
지난달 29일 자유한국당은 올해 정기국회가 끝날 때까지 ‘필리버스터’를 통해 공수처법 등 검찰개혁 법안과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적용된 선거제 개혁안을 저지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한국당은 국회 의사과에 이날 열리는 본회의의 모든 안건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 한국당은 안건마다 의원 1명이 4시간씩 돌아가며 필리버스터를 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에 기습을 당한 민주당은 참을 만큼 참았다는 입장이다. 마지막까지 한국당과의 협상을 통해 법안 처리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한국당이 199개 안건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하자 공존의 정치, 협상의 정치는 끝이 났다고 밝혔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1일 한국당의 199개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 신청은 국회를 마비시켜 20대 국회가 끝날 때까지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만들려는 정치적 폭거라고 규탄했다. 한국당이 엄청난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민생경제법안 전체를 필리버스터 대상으로 삼은 것은 20대 국회를 여기서 마비시킨 뒤 마음대로 국회를 좌지우지하겠다는 속셈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식이법’을 가로막은 것은 민주당이라며 이 원내대표와 민주당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국당은 민식이법 등 민생법안을 우선 통과시키자는 요구를 무시하고 국회 본회의 개의를 거부해 국민을 실망하게 한 것은 바로 민주당과 문희상 국회의장이라며 화살을 돌렸다.
하지만 이 모두 번지르르한 정치적 언어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미 3당이 합의한 비쟁점법안까지 처리를 가로막은 것은 오로지 내년 선거에서의 유?불리와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기 위한 ‘몽니’ 이상도이하도 아닌 것으로 보인다.
국익을 뒤로 한 채 당리당략에 매달리는 정치, 내년 총선에서 차지할 국회 의석수만 계산하는 정치에 국민들은 환멸을 느낀다. 국민의 혈세로 세비를 받으면서 국민을 겁박하다가 선거철에만 고개를 숙이는 기득권 정치인들에게 신물이 난다. 어쩌면 정치에 대한 환멸이 정치에 대한 무관심으로 이어가기를 바라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제 국민들은 정확히 알고 있다. 더 이상 20대 국회 같은 무능한 국회를 뽑을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국회의원 빼지에만 목을 맨 행동이 어떤 평가를 받는지는 내년 4월 총선에서 밝혀질 것이다.
[신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