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넓어지는 韓 하늘길, 항공업계 새로운 기회 삼아야
[기자수첩] 넓어지는 韓 하늘길, 항공업계 새로운 기회 삼아야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11.2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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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항공사들이 한국 하늘길에서 운항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고 이를 잡기 위해 공격적인 취항과 마케팅을 펼치는 가운데 항공업계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3일 한국-싱가포르 정상회담을 계기로 직항 운항 횟수와 상한을 폐지하는 싱가포르와 직항 항공자유화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존 인천·김해국제공항의 싱가포르 노선 운항을 늘리고, 전국 모든 공항에서 항공사가 자유롭게 노선을 개설할 수 있게 됐다.

또 국토부는 지난 24일 브루나이와 항공회담을 열고 직항 항공자유화에 합의했다. 이로써 운항 횟수를 기존 주 5회에서 무제한으로 늘릴 수 있게 됐다.

이처럼 항공자유화가 잇따르자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에 따라 수요가 적어 운항 확대를 꾀할 이유가 없거나 대부분 단거리 노선 운항이 가능한 여객기가 많은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새로운 진출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외항사들의 진출만 늘리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항공자유화 합의 외에도 최근 외항사들은 한국 내 적극적인 취항, 마케팅을 펼치면서 국내 승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에어뉴질랜드는 지난 23일 인천-뉴질랜드 오클랜드 직항 노선 취항에 나섰다. 이는 지난 1998년 외환위기 당시 한국 노선 취항을 중단한 이후 처음이다.

베트남의 뱀부항공은 지난 10월 인천-베트남 다낭 직항 노선을 취항했으며, 11월 인천-베트남 나트랑 노선에도 신규 취항했다. 호주 최대 저비용항공사(LCC) 젯스타도 12월부터 인천-호주 골드코스트 노선 정기 운항에 나선다. 핀란드 항공사인 핀에어도 내년 3월 부산-핀란드 헬싱키 직항 노선에 신규 취항한다.

최근 외항사들의 국내 시장 공략은 아시아 국가 중 항공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는 새로운 시장이 한국이라고 판단에 따른 것으로 전해진다.

외항사별로 한국 시장이 새로운 수요가 창출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핀에어가 신규 취항할 부산-헬싱키 직항 노선의 경우 국내 항공사들도 취항할 수 있지만, 수익성이 적어 취항에 나서지 않고 있다. 다만 핀에어는 헬싱키 도착 후 다른 유럽 국가로 가는 연계 노선 수요를 유치할 수 있어 취항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내 항공업계에도 기회가 없는 건 아니다. 항공자유화가 이뤄지는 국가에 진출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외항사들을 상대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키울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국내 항공업계가 업황 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를 겪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 줄 아는 위기관리 능력과 경영능력을 발휘할 때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