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무한경쟁으로 치닫는 '오픈뱅킹' 금융혁신이 먼저다
[기자수첩] 무한경쟁으로 치닫는 '오픈뱅킹' 금융혁신이 먼저다
  • 이혜현 기자
  • 승인 2019.11.07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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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하나만 설치하면 자유롭게 타 은행 계좌 업무를 볼 수 있는 오픈뱅킹(Open Banking) 서비스가 디지털 금융혁신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안고 지난 30일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갔지만 시작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상당수 은행이 사전에 약속했던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는가 하면 은행 간 과당경쟁으로 오랜 준비 기간을 거친 것이 무색해질 만큼 시행 초기부터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5대 주요 은행 중 한곳을 제외한 나머지 4곳의 은행에서는 기본적인 예·적금 정보가 조회되지 않아 고객 불편을 유발하고 있다.

오픈뱅킹은 은행이 보유한 결제 기능과 고객 데이터를 제3자에게 공개하는 제도로 은행권은 오픈뱅킹 시행에 앞서 입·출금 계좌뿐만 아니라 예·적금, 펀드 계좌의 잔액 조회가 가능하도록 합의했지만 공염불에 그치고 말았다.

주요 은행의 앱에서 타 은행의 입·출금 계좌는 별 탈 없이 무난하게 조회되고 있지만 예·적금 계좌 정보는 특정은행의 정보만 조회될 뿐 나머지 은행은 계속 오류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입출금 계좌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실명확인 기능에 대한 규약이 없는 탓에 시행착오가 빚어지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가장 기본적인 고객 정보 노출에 대한 합의와 규약 없이 이 같은 혼란을 야기했다는 점에서 비판이 일고 있다.

과도한 마케팅 경쟁도 눈총을 받고 있다.

타 은행에 있는 자금을 한 푼이라도 끌어 모으기 위해 사전 예약은 물론 직원별 오픈뱅킹 가입 실적을 높이기 위해 독려하거나 포인트, 경품 지급 이벤트 등을 대대적으로 내걸고 치열한 고객 빼앗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차별화 된 콘텐츠 개발과 같은 금융혁신에 기여할 수 있는 질적으로 향상된 서비스 경쟁은 뒷전으로 하고 고객유치에 매몰된 과당경쟁은 바람직하지 않다.

각 금융사마다 최우선 경영과제로 내세운 디지털 금융혁신의 시작은 경쟁사를 압도하는 킬러콘텐츠 개발로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hyun11@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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