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선도하는 KAIST의 입시개혁
공교육 선도하는 KAIST의 입시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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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3.09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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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육을 주도해온 KAIST 서남표 총장이 이번엔 민감한 대입 문제에 칼을 됐다.

KAIST가 올해 치르는 2010학년도 입시에서 정원의 18%인 150명을 무시험으로 뽑기로 한 것은 국내대학의 구태의연한 입시 관행을 깬 용기 있는 결단이다.

특목고를 제외한 전국 1000여개 일반 고교에서 학교장 추천을 받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수들의 심충 면접만으로 선발 하겠다는 것이다.

서남표 총장은 입시개혁 배경을 밝히면서 ‘공교육을 살리면서 입시가 뒷받침 해줘야한다’고 강조했다.

국·영·수 등 교과목 성적만을 중시하는 대입방식을 선행학습 등 소모적인 경쟁을 부추겨 사교육을 강조하는 결과를 빚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로 인해 학생들은 과중한 학업에 시달리고 학부모들은 경제적인 부담이 가중돼 고통을 겪고 있다.

성적이 아닌 인성과 창의성을 집중 평가함으로써 학생을 선발 하겠다는 KAIST의 시도는 이런 암울한 현실을 바꾸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 다.

하지만 일면 걱정되는 것도 없지 않다.

무엇보다 내신이나 수능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가리는 객관적인 지표로 활용되는 상황에서 이를 무시한 전형결과에 과연 승복할 수 있겠느냐는 점이다.

또 학교장 추천 과정에서도 시비가 일어날 소지가 다분 하다.

어떤 제도든 모두를 만족 시킬 수는 없겠지만 시행 초기부터 후유증이 크면 제도가 정착되기 어려울 것임을 두말할 필요가 없다.

공정성과 신뢰확보가 제도 성패의 관건임을 명심하고 입학사정관 확충 등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실험의 성공여부는 KAIST에도 큰 부담이 될 것이다.

입학사정관들이 전국 1000여 고교를 찾아 잠재력 많은 학생을 선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학생과 교사 학교장과 대학간의 신뢰가 쌓여야 할 것이다.

KAIST의 개혁이 우리사회에 의미 있는 변화를 낳으려면 서울대 연세대 고대 등 명문대를 포함한 대학가로 확산 돼야한다.

교육정상화는 입시 개혁만으로는 역부족 일 수밖에 없다.

엄정한 교원평가제를 통해 열정과 실력을 겸비한 우수교사를 급여와 인사에서 우대하고 무능교사는 속가 내야한다.

서 총장은 지난해 관훈 포럼에서 ‘눈앞의 자기목적에만 충실한 교육관료 교육정책이 교육 개혁을 발목잡고 있다’며 교육시스템을 다시 디자인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번 입시안이 소중한 한 획이 되리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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