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흑사병’이라 불리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비상이 걸렸다. 중국과 북한 등지에서 발생하고 있는 돼지열병이 방역 강화에도 불구하고 국내 유입이 확인됐다. 방역망이 뚫린 것으로, 그동안 염려가 현실로 다가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7일 경기도 파주의 한 양돈농가에서 폐사한 돼지 시료를 채취해 검사한 결과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진됐다고 밝혔다. 이 농가는 DMZ접경지역에 위치해 있으나 다행히 인근 3㎞ 이내에 다른 양돈농가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농식품부는 우선 돼지열병이 확산되지 않도록 경기도에서 타 시도로의 돼지 반출을 일주일간 금지하는 긴급조치를 실시하고, 이날부터 전국에 48시간 동안 돼지농장과 도축장, 사료공장, 출입차량 등 관련 종사자와 챠량 등의 이동을 금지하는 ‘스탠드스틸’을 발동했다. 또 전국 양돈농가 6300호의 의심증상 발현여부 등 예찰 활동도 강화에 나섰다.
앞으로 더 큰 문제는 돼지열병에는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유럽과 아프리카에서 주로 발생하던 돼지열병 지난해 여름 중국에서 발생하기 시작하면서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고 있고 현재까지 100만 마리에 달하는 돼지가 살처분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는 발병 8개월만에 전역으로 확산된 상황이고 북한에도 전염됐다. 베트남에선 발병 이후 3~4개월만에 전 지역으로 확산됐고 라오스, 캄보디아, 필리핀 등 인근 국가로 계속 전파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사람에게 전염되지는 않지만 돼지에게 한번 감염되면 치사율 100%인 치명적인 전염병으로, 아직 백신이나 치료 약도 개발되지 않아 확산을 막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하니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만약 확산된다면 큰 피해를 가져오게 될 것은 분명하다. 축산농가는 물론 돼지고기 공급이 줄어 가격이 급등하는 등 소비자에게도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 우린 지난 2010년 경북 안동 구제역 발생으로 인한 참담한 피해를 경험한 바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이번 확진으로 그동안 방역에 문제는 없었는지 점검하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돼지열병은 감염 돼지에서 전염되거나 오염된 잔반, 야생맷돼지 등을 통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염경로 조사와 함께 북한과의 방역 협력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
특히, 조기 종식을 위해서 지자체와 축산 농가가 적극 협력 방역 조치가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농식품부는 양성 판정이 나온 이날 아프리카돼지열병 위기경보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방역에 빈틈이 없어야 할 것이다.
국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판정이 나온만큼 이제부터는 확산를 조기에 막기 위한 차단 방역에 총력을 기울려야 한다.
[신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