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은 올해로 38회가 되는 스승의 날이다.
스승의 날이 5월15일이 된 것이 우연인지 의도된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세종대왕 탄신일기도 하다. 아마 한글 창제로 민족의 스승이라는 점을 결부해 이리 정한 것이라는 짐작이 간다. 1973년 폐지된 ‘스승의 날’이 1982년 다시 부활됐다. 이때부터 38회째가 되는 것이다.
요즘 세대를 넘나들며 감성자극을 하는 7080 문화가 만들어지던 당시인 베이비부머 세대는 교육열에 불타던 때다. 한때 스승의 날이 폐지된 것도 왜곡된 스승 존경의 폐해 때문이었던 것을 보면 70-80년대 치맛바람은 당연한 수순이었을지 모르겠다.
20세기를 지나 21세기가 되니 더욱 심해진 입시지옥과 복잡해진 입시 전형이 가져온 변화 때문인지 사교육이 팽창되는 만큼 교권은 날로 추락해 가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스승의 날을 기념해 13~19일을 ‘교육주간’으로 정했는데, 주제는 ‘학생에게 사랑을, 선생님께 존경을, 학교에 신뢰를, 스쿨리뉴얼(School Renewal)’이라고 한다. 오죽하면 스쿨리뉴얼 즉, 학교가 통째로 바뀌어야 한다고 외치겠는가.
물론 선생님들도 사람이다 보니 나름대로의 인격과 자질이 제각각일 수밖에 없다. 선생이라는 직업윤리가 결여된 이들은 교단을 떠나는 것이 맞다. 그리고 학부모와 학생들은 이제 비교적 당당하게 그런 요구들을 하고 있다. 다만 이런 풍조들이 선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미묘한 갑을 관계로 작용해선 안 된다. 학부모들의 민원을 잘 들어주지 않거나 하면 이른바 ‘진상’이 되돌아오는 식의 교권침해가 일어나는 일은 없어야한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교권보호 및 교원치유지원센터’에 교권침해를 당했다며 상담을 요청한 교사가 770명에 달했다고 한다. 또 교총에 따르면 지난해 교권침해사례는 501건 이며 이중 학부모가 교사에게 폭언하거나 교육청 등 상급기관에 악성민원을 반복 제기하는 경우가 243건으로 전체의 48.5%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또 교사의 휴식을 방해하고 사생활을 침해하는 ‘퇴근 후 학부모 전화’도 교권을 침해하는 문제 중 하나로 대두되고 있다. 교육 당국이 업무용 휴대전화를 지급하겠다고 나설 정도다. 교총이 지난해 6월 유치원과 초중고교 교원 1835명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교사 96%가 학생·학부모에 전화번호를 공개했고 88%는 퇴근 후 통화나 메시지, SNS 등을 통해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퇴근 후 전화’ 스트레스에도 교사들은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이제는 교육당국은 그동안의 기형적인 교육제도를 과감하게 바꿔 교권을 바로 세워야 한다. 또 교사에게 휴일에까지 수시로 전화를 하고 민원 운운하는 학부모들은 ‘인간에 대한 배려’가 스승 존중의 첫 걸음이이며, 결국 참된 교육으로 지신의 자녀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알게 되길 바란다.
[신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