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강원도 평창과 강릉에서는 펼쳐진 동계올림픽의 성공은 전 세계인에게 대한민국의 이미지와 위상을 드높였다.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강원도민의 숙원사업이던 고속전철이 인천에서 강릉까지 개통됐고, 제2영동고속도로가 연결돼 낙후된 강원도가 균형발전 할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된 것도 동계올림픽이 낳은 특수효과이다.
강원지역에서 동계올림픽에 버금가는 세게적 인지도를 자랑하는 것으로는 화산산천어축제를 꼽을 수 있다. 2003년 얼음나라화천 산천어축제로 시작된 이 축제는 올해 1월 개최 때 184만명이 참가해 화천군은 직접 수입만 58억2500만원을 기록했다. 인구 2만6000명의 지방 소도시인 화천군 입장에서는 지역경제를 좌우할만큼 막대한 수입을 올리게 된 셈이다.
산천어축제 이후 축제부스를 운영한 지역사회단체나 기업, 개인들로부터 장학금 기탁이 늘어나면서 지역인재 육성의 열기가 높아졌다. 접경지역의 농업위주 산업구조에서 프랜차이즈 전문점이나 펜션, 음식점, 상업시설이 증가했고 자연스레 농산물 판매도 늘어났다.
일본 홋카이도의 ‘삿보로 눈축제’도 자연이 준 재앙 같은 눈을 역이용해 세계적인 축제로 만든 경우다. 삿보로는 겨울에 눈이 너무 많이 내려 사란들의 왕래가 어렵고 지역경제마저 정체된 어려운 상황을 겪었지만 눈을 이용한 조각을 오드리공원에 만든 것을 계기로 축제가 시작됐다. 사보로 눈축제는 5만여명의 방문객이 참여하는 등 큰 관심을 얻으면서 동네축제가 세계적인 축제로 발전했다.
프랑스 망똥 레몬축제도 1929년 망똥이 유럽대륙 제1의 레몬 주산지로서의 위치를 유지하고 있을 때 한 호텔업자가 리비에라호텔의 정원에 꽃과 감귤류를 이용한 전시회를 열면서 축제로 발전했다. 작은 오렌지와 감귤나무를 싣은 수레가 망똥 사람들과 함께 거리를 행진하는 이 축제는 인구 3만명의 작은 도시에 30만 명의 방문객이 찾는다.
인제군에서도 해마다 겨울축제인 인제빙어축제를 개최한다. 올해 9일 간의 일정을 마치고 1월26일 폐막됐다. 춥지 않은 날씨로 얼음낚시터가 일부 축소되고 마지막 날 겨울비까지 내려 방문객들의 아쉬움을 남겼지만 11만3000명이 방문한 성공적인 겨울축제로 자리 잡았다.
평창송어축제는 문화관광부 선정 유망축제로 신규로 진입하는 성과를 거뒀다. 2007년 시작된 이 축제는 2012년부터는 연간 50만명 이상 관광객이 찾고 있다. 평창송어축제는 2006넌 수해로 황폐화된 지역분위기를 살리고 관광이미지를 제고하고자 주민들이 5000원~1만원의 소액을 자발적으로 출자해 시작됐다. 전국 최초로 송어양식에 성공한 평창송어의 우수성과 겨울철 지역에서 내려오는 얼음낚시 전통을 내세워 관광객 유치에 성공했다.
이렇듯 관광비수기인 겨울에도 발상의 전환으로 새로운 축제문화를 발전시켜나가는 지자체의 노력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특히 2011년 미국 CNN방송은 화천산천어축제를 세계 겨울철 7대 불가사의로 소개됐다. 이제 화천산천어축제는 중국 하얼빈빙등제, 일본 삿포로눈축제, 캐나다 원터가니발과 함께 세계 4대 겨울축제로 손꼽힌다.
강원도 겨울축제의 흥행요인은 수백만 년 전부터 수렵채취시대를 거치면서 습득한 인류의 본능과 척박한 추운지역의 날씨를 활용해 어류를 양식하고 인간의 원초적 본능을 자극하는 이벤트를 개최함으로써 획득한 발상의 전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