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1~2년새 정부의 강력한 다주택자 규제책의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상가 시장으로 투자자들이 몰리는가 싶더니, 여러 악재들이 터져 나오면서 열기가 수그러든 모양새다.
시장에서는 경기 침체로 인해 상가 임차수요가 실종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공실은 늘고 임대료는 하향 조정되는 추세인 반면 매매가격은 큰 변동이 없어 임대수익률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상가정보연구소가 한국감정원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작년 전국 중대형상가의 연수익률은 4.19%로 전년(4.35%) 대비 0.16%포인트 하락했고, 소규모 상가의 연수익률은 3.73%로 전년(3.91%) 대비 0.18%p 떨어졌다. 서울은 중대형 상가의 작년 수익률이 3.8%로 전국에서 4번째로 낮은 순위를 기록했고, 소규모 상가의 수익률은 2.99%로 3% 미만으로 떨어지며 전국에서 3번째로 낮게 나타났다.
이처럼 수익률은 낮아지는 반면, 투자 및 보유에 드는 비용은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되는 분위기다. 특히 정부가 추진하는 공시지가 인상은 세금을 증가시키고 이는 결국 보유·거래에 따른 비용의 증가를 의미한다.
일부 상권이 살아있는 곳의 상가는 임대료가 오르겠지만, 현재는 전반적으로 시장 상황이 좋지 않기에 대다수 상가가 단기간 내에 임대료를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 기회는 있다. 특히 아는 만큼, 노력하는 만큼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상가는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다.
2018년 현재 전국 평균 상가 임대수익률은 연 4% 선이고, 시세 상승분까지 포함한 투자수익률은 연 6~7%대다. 은행 예금금리(1% 후반~2% 초반)보다 월등히 높을 뿐 아니라, 대출을 활용한 레버리지 효과도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상가 투자는 일단 사놓고 임대료와 매매가가 오르길 기대하는 단순한 투자방식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매입 단계에서 상권분석과 임대시세 조사를 통해 예상수익률을 따져봐야 함은 물론이고, 매입 이후에도 꾸준하게 상가 가치를 끌어올리려는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또한 요즘 같은 경기 침체기에는 수익성보다는 안정성에 더욱 초점을 맞춰야 한다. 장기 공실 발생 시 수익률은 무의미한 수치가 된다. 때문에 공실 예방 및 관리에 항상 신경 써야 하고, 우량 임차인을 유치를 위해 업종과 브랜드의 트렌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임차인이 장사가 잘 돼야 임대인도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실투자금이 적거나, 투자 경험이 많지 않은 투자자들은 비교적 매매가가 싸면서도 안전한 단지내 상가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단지내 상가는 상업용지에 들어선 상가보다 임대료가 낮기 때문에 임차인들의 초기비용 부담이 적다. 특히 요즘 같은 자영업 경기 불황기에는 큰돈을 들여 창업을 하고 싶은 사람이 드물기에 저렴한 임대료를 내세운 상가는 공실 방어에 효과적이다. 단, 단지내 상가는 외부 소비수요 유입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실투자금으로 10억원 이상의 여유가 있는 투자자라면 임대수익보다는 시세차익에 더 초점을 맞추길 권한다. 즉, 현재 건물의 이용가치보다 잠재된 토지의 가치에 주목하라는 것이다. 건물의 가치는 오래될수록 0에 수렴하는 데 반해 토지의 가치는 꾸준히 성장한다. 나아가 건물의 재건축 및 리모델링, 배후수요 및 유동인구 증가 등 호재와 맞물리게 되면 토지의 가격이 급상승할 수 있다.
분양 상가의 경우 가급적이면 독점업종 또는 선임대 상가를 선점하는 것이 좋다. 또한 분양 상가는 상권이 활성화되기 전 공실이 길어질 수 있으므로 과도한 대출은 삼가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활용도 높은 상가를 선택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과거에는 무조건 1층 상가가 좋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던 게 사실이나, 지금 시장에서는 그런 고정관념이 무너진 지 오래다. 오히려 상층부 상가는 매매가 및 임대료가 1층 대비 절반 이하로 책정돼 임차인들의 부담이 적은 데다 사무실로도 병행이 가능해 공실 예방에도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