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의 일출을 보기 위해 새벽같이 찾은 동해의 바닷가. 아직 사방은 칠흑 같은 어둠이지만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소원을 가슴에 품은 채 새해 해맞이를 위해 바닷가를 가득 메우고 있다. 살을 에는 바람에도 아랑곳 않고 들뜬 마음으로 새해를 맞는 인파 속에서 개인과 가정, 그리고 국가의 안위와 평화를 빌어본다. 새해의 새 태양은 쉽게 그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사방의 어두움도 쉽게 물러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한참을 기다리자 어렴풋이 바닷가의 윤곽과 해변을 채운 사람들의 모습이 드러나는가 싶더니 이내 그들의 모습이 또렷해진다. 일기예보와는 달리 구름이 끼어 일출을 보지 못한 걸까 의아해할 즈음 다시 동녘하늘이 뿌옇게 흐려지는가 싶더니 이내 붉은 불덩이가 머리를 내밀기 시작한다. 태양이 뜨기 전 여명이 가장 어두운 법이다는 말을 이제야 알 것 같다. 서서히 솟아오른 불덩이가 어느새 동그란 원을 그리고 그 주변으로 해무리가 일렁이며 태양이 점점 커진다. 순식간에 두둥실 솟아오른 태양은 바다에 긴 그림자를 남기며 커다란 불기둥이 된다. 숨을 죽이며 새해 첫 해맞이에 집중하던 사람들이 비로소 바툰 숨을 몰아쉬며 환호성을 올린다. 저마다 가슴 속에 담아두었던 절실한 소원을 찬란한 일출을 보며 빌고 또 빈다. 새해의 새 태양은 그렇게 성큼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기해년(己亥年) 새해가 힘차게 밝았다. 기해는 육십 간지의 36번째 해다. ‘기’는 황색을 나타내 ‘노란 돼지의 해’가 되고 이른바 재물이 들어온다는 황금돼지해로 불린다. 새해가 되면 언제나 그렇듯 올해도 전국 방방곡곡에서 수십, 수백만 명이 새해의 해맞이에 나섰다. 새해의 붉은 태양을 맞으며 지난해의 어려움과 묵은 감정들은 훌훌 떨어내고 그 자리를 새로운 희망으로 채웠다. 진학에서 취업, 결혼, 내집마련, 건강, 국가의 발전 등 그 소원들도 다양하다. 모든 국민들이 올해 연말에는 자신의 소원을 성취해 더 없이 행복한 연말을 맞을 수 있기를 소원해 본다. 특별히 무역분쟁과 수출 등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대외적 환경이 새해를 맞아 새롭게 개선되기를 희망해본다. 국가경제가 활기차게 돌아감으로써 더 많은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더 많은 젊은이들이 취업을 할 수 있게 되기를 염원한다. 생활이 안정된 그들은 이제 좋은 배필을 만나 결혼을 하고 또 2세를 낳아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게 되기를 꿈꿔본다. 해마다 출생아들이 감소하며 늙어가고 있는 한국사회가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한반도 방방곡곡에서 신생아의 울음소리가 터져 나오는 새로운 도약의 원년이 되기를 희망한다.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단축 등 우리사회의 산적한 문제들도 술술 풀려나가는 국운이 융성하는 한해가 되리라 확신한다.
2019년은 새해의 새 태양처럼 갈등과 반목을 녹여서 모두가 행복한 새 세상을 만드는 한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를 위해 갈등과 반목을 벗고 모두가 대화의 장으로 나설 일이다.
[신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