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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복지라는 마약을 다루는 방법
[독자투고] 복지라는 마약을 다루는 방법
  • 신아일보
  • 승인 2018.12.06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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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원 동두천시 송내동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동두천시 송내동 행정복지센터 최장원 주무관
최장원 동두천시 송내동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지금으로부터 약 10여 년 전쯤 현재 동두천시에 근무하는 사회복지 직렬의 선임급 공무원이 그 당시 후배 복지 공무원에게 전라도 억양으로 이렇게 가르침을 주었다고 한다. “복지는 마약과 같아서 중독되기 전에 반드시, 반드시 그 싹을 뚝 잘라야 한다. 잉!” 얼마 전 필자는 이 이야기를 듣고 단순히 언어적 유희로만 여기고는 웃고 넘겼던 기억이 난다.

일선에서 국민기초생활보장과 같은 극빈층에 대한 신청과 관리 업무를 맡는 있는 필자는 위기상황에 처한 가구가 사회적 도움을 요청하여, 긴급지원과 국민기초생활보장을 통해 상당 기간 지원을 받고는 이를 발판삼아 자립을 위해 노력하기보다 오히려 더 많은 지원을 받기 위해 억지스럽게 노력하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겪게 되면서, 나의 업무에 대한 회의와 함께 문득 그 선배의 말이 떠올랐다.

과연 복지는 마약과 같은 걸까?

필자는 대학시절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면서 복지의 확대를 통한 보편적 복지를 구현하는 복지사회만이 진정한 선(善)인 것처럼 반세뇌 당하듯이 교육을 받아 온 탓에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복지 축소론에 대해서는 심히 불편하다. 그러나 복지확대에 대해서는 예전의 신자유유주의자들과 현재 우리나라의 보수를 지향하는 대다수는 한결 같이 복지함정(welfare trap)에 대해 크게 우려하여 왔다.

복지함정이란 구체적인 예를 들면, 복지국가에서는 직업이 없는 경우 최소생계비를 국가가 지급한다. 예컨대 지원금이 60만원이라고 하자. 만약 이 사람에게 월 70만원을 지급하는 일자리가 생겨도, 취업을 안 하고 실업을 택한다. 이와 같이 생산력에 전혀 기여를 하지 못하는 현상을 말하는 것으로 즉, 근로의욕의 저하, 나아가 국가의 예산 낭비를 말하는 것이다.

이들은 복지라는 속성 자체가 인간을 나태하고 게으르게 만들어 결국 의존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는 주장으로, 달리 말하면 복지는 마약과 같이 비생산적으로 중독만 된다는 의미와 상당부분 유사하다.

한편, 병원에서는 일반적으로 통증이 심한 중증의 환자에게 일반적인 진통제가 효과가 없고 처방이 시급할 때에는 모르핀, 옥시코돈 등의 통증 감소효과가 뛰어난 마약성 진통제를 우선 사용하고, 후에 환자에 걸맞은 치료를 도모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의 복지제도도 일반적인 위기우려 가구에는 기초연금, 양육수당처럼 보편적인 복지를 제공하고 있지만, 만약 인간다운 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심각하게 위기에 처한 가구가 있다면, 병원의 마약성 진통제와 같이 복지의 마지노선인 공공부조로서의 국민기초생활보장을 제공하고 있다. 만약,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급여의 제공에만 머문다면 앞서 언급한 보수층의 비판에 자유로울 수 없겠지만, 다행이도 2000년 10월 시행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는 도입단계부터 생산적 복지 이념을 강조하고, 법조항에 자활지원을 신설하여 근로능력자에게 가구별로 자활지원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하는 체계적인 자활을 지원하도록 하였다. 앞선 병원의 예에 비유하자면 복지에도 치료의 개념을 넣은 것이다.

따라서 복지에 치료가 들어가 있다면, 그것은 단순히 눈앞의 통증만 가라앉히고 중독성만 있는 마약이라고만 볼 수 없을 테고 생산적인 사회적 치료과정의 일환이라는 논리도 성립된다.

다시 말해 복지에서의 그 치료는 바로 적극적인 자활지원인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복지 현장은 중증의 만성질환을 치료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먼 듯하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근로능력이 있는 수급자 중 자활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저소득층의 자활 성공률은 2012년 22.5%에서 2013년 25.4%로 상승했다가, 2014년 24.4%, 지난해 21.7%로 추락했다고 발표했다. 그나마 이러한 수치도 시군에 자활지원센터가 있고, 그 중 근로유지형의 자활근로 참여자가 아닌 업그레이드형(시장진입형) 자활사업 참여 수급자가 탈(脫)수급을 견인하고 있는데, 동두천시는 업그레이드 자활사업뿐만 아니라 자활지원센터 자체도 설치되어 있지 않아 탈수급률 논의 자체가 무의미한 것이 현실이다.

재작년부터 찾아가는 서비스와 적극적인 민간협력을 핵심으로 하는 읍면동 복지허브화제도가 시행되어, 그 동안 복지사각지대처럼 문제시 되어왔던 복지전달체계상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이처럼 다음 단계에서는 전문적인 자활지원시스템에 대한 변혁을 기대해본다. 이 시스템은 복지 분야에서 총체적인 역량의 집중과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초고난이도 분야라 생각되지만, 복지사회로 진입하고자 하는 우리에게는 반드시 도전해야 하는 숙명적인 시대의 과업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차세대 자활지원 시스템 하에서 역동적이고 전문적인 자활 중심의 사회복지 현장을 꿈꾸며, 난 오늘도 복지현장 일선에서 희망의 마약을 다룬다.

/최장원 동두천시 송내동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master@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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