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출범 1년 반을 찍은 문재인 정권에 바깥바람은 점점 강해지고, 청와대 안으로는 기강이 무너지는 징후가 곳곳에서 보인다. 밖으로 없는 층 소득을 높여 살림땅 고르겠다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오히려 역풍이 분다.
돈 많은 층 소득은 더 늘고, 없는 아랫 층 소득은 더 줄었다는 통계가 나와 아예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폐기하라는 목소리도 높다. 경제수석도 바꾸고, 경제부총리도 교체하며 심기일전 다짐으로 혁신성장, 포용국가 기치를 들었지만 아직 성과가 감지되는 것은 별로다.
촛불혁명의 동지로 정권출범의 동반자로 문 정권의 최강 우군으로 여긴 민노총이 포용국가 주춧돌을 놓자고 만든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도 불참하고 거꾸로 총 파업으로 맞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집권 여당과 문재인 정부에 대한 국민 지지율은 넉달 째 하락하고 있다.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지지율도 50% 대를 왔다갔다하는데 이것 또한 소폭 내리막이다. 이십대, 영남지역, 자영업자 군의 지지가 떨어져 전체 지지율이 하락한다고 이영자 현상이라는 우스개도 돈다.
어느 노회한 정객은 이십대, 영남에 사는 자영업자군이 등을 돌린 것으로 의미를 축소하려는 말꾀를 부리지만 실상은 전방위다. 한국당을 뺀 야3당의 지지율도 동반 하락세다. 초록은 같은 색으로 보는 잔상 효과다.
반대로 자체로는 혼돈과 자중지란에 휩싸여 지지율이 오를 이유가 없는 한국당은 오직 반사효과로 오랫만에 20% 대를 넘는 지지를 얻고 있다. 문재인정부와 집권당에 대한 외적 우환은 복합적인 이유다.
앞에 든 것 말고도 경제 어려움이 첫째고, 일자리 절벽에 고용세습 문제, 비핵화 문제 답보, 미중 무역전쟁, 적폐청산 피로증, 혁신은 없이 혁신만 외치는 철벽 관료주의 등 등 열거하자면 지면이 좁다.
나무는 아무리 곧고 굳세어도 외풍이 세면 상처가 크다. 잘 해 보자고 청와대 근무자 전원 워크숍을 하려는 날 새벽에 대통령의 그림자격인 의전비서관이 같은 방 여직원을 태우고 음주운전을 하다가 경찰에 걸렸다. 윤창호법이 뜨겁고, 불과 40일 전 대통령이 음주운전은 살인행위가 될 수 있다는 엄중 경고가 있었다. 또 다른 청와대 경호실 직원은 술먹고 민간인에게 폭행을 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물론 내가 누구다며 으름장을 놓으며 때렸을 것이다. 또 한 비서관은 뇌물수수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는 보도도 나온다. 아직도 나는 새도 떨어뜨렸다는 한 때의 청와대 권력인 줄 착각하고 있다.
이렇게 대한민국 심장부기강이 무너지면 나라는 어떻게 될까. 역대 정권을 돌아보면 정권이 흔들리는 기미는 늘 작은 데서 잡혔었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롭게’ 얼마나 아름답고 숭고한 말인가. 하지만 원칙이 무너지고 근본이 흔들리면 날아가는 새도 웃는다.
청와대 기강이 흔들리면 정권이 우스워지고 더 하면 내상이 깊어져 끝내 치명상을 입는다. 경제나 포용은 이념으로 되는것이 아니라 실물이고 실용이다. 외사랑 시혜가 아니라 소통하여 조금씩 좁혀서 함께 서는 것이다.
통일신라 최고의 전성기가 기울어 기성의 보수 수구와 진보 혁신이 물러 설 데 없이 맞설 때 이 땅에 원융화해의 밭을 갈아 선 사상의 씨를 뿌린 낭혜화상은 설파한다. ‘나와 같다면 옳고, 나와 다르면 그런 것인가. 저 마다 옳고 그름이 다를 뿐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