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아파트 도입 시기인 2000년을 기점으로 현재까지 지방 및 수도권 주택시장은 활황기와 침체기, 회복기의 사이클을 반복해왔다.
이런 시장 변화의 흐름은 공공주택 공급자와 중간 거래인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학습효과를 높였고, 공급자 중심 설계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주택산업의 변화의 배경이 됐다고 생각한다.
이제, 소비자 중심의 공간은 소비자 니즈에 부응하는 단계를 넘어 ‘소비자의 열망에 대답하고, 열망을 불어넣는 작업이며 결과물’로 존재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건축가 렌조 피아노(Renzo Piano)는 건축가는 오전 10시에는 ‘시인’이어야 하며, 건축은 ‘스토리텔링의 예술’이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공간과 사람에 대한 따뜻하고 서정적인 상상력을 많이 발휘해야 한다는 의미라 생각한다.
지붕이 단순히 비를 막아주는 재료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때론 그 아래 사는 사람들의 정체성이며 이야기를 담고 표현하는 장치가 되기도 하기에 건축이 스토리텔링의 예술이라고 설명한 것에도 매우 동의한다.
20세기는 분할된 전문지식의 시대였지만, 21세기는 통합된 거대지식을 맞춤 서비스하는 시대다. 따라서 사용자 경험을 증진하기 위해 공간디자인에도 서비스 콘텐츠를 접목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주거서비스의 경우 ‘사람’이 이런 변화의 수혜자로, 그들을 둘러싼 ‘주거공간’을 통해 유무형의 제품 또는 서비스를 경험하게 된다. 사용자 경험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공간공학분야 신기술, 인체공학적 디자인, 사용자 맞춤 서비스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 관련 제도 및 법제도 바뀌어야 하며,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IoT(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서비스 융합에 대한 아이디어와 상품화 시도가 나타날 것이다.
올해 추진한 현대건설의 2018 H 시리즈는 ‘Getting More With Less’라는 방향성을 가지고 진행했다. 기존에 존재하던 공간과 기술자원을 엮어 붙여서 고객에게 새로운 부가가치를 생성한다는 개념이다. H Entrance와 H Bell, H With 등 총 12건의 주택상품을 기획·개발·적용했다.
2019 H 시리즈는 좀 더 미래지향적인 융복합 상품을 기획·개발할 계획이다.
2018년과 다른 부분은 좀 더 소비자 중심의 서비스 공간과 제품, UX(사용자 경험)·UI(사용자 인터페이스), 컬쳐 커뮤니케이션 부분을 가미한다는 것이다.
사용자 중심 디자인과 서비스가 융합돼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는 ‘통섭적 사고’와 ‘공간 차별화 방안’은 공간 사용자로 하여금, 서비스가 이뤄지는 공간의 몰입감을 증폭시키게 할 것이다.
또한, 고객 접점의 공간인 현대건설 모델하우스에서도 VR·AR 기술을 통한 공간서비스(택배, 청소·조식·실버키즈 케어 서비스 등)의 경험이 가능한 공간으로 느껴질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에 더 집중할 계획이다.
모든 건축적 공간은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아름다운 것이 단순히 심미적인 요소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소비자와 소통하고, 공간에서 일어나는 서비스를 기획하고, 그 경험이 사용자의 즐거움과 치유의 효과로 증폭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이런 작업이 개개인의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나아가 이웃간의 화합을 도모하고, 사회적 문제 이슈 등의 한계와 제약을 개선할 수 있는 아름다운 힘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