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5일 전국에서 일제히 치러진다. 일부 고등학교에서는 수능 전날인 14일 대박을 기원하는 ‘출정식’을 갖는 등 선배들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한 응원전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이번 수능은 그 어느 때보다 착잡한 심정으로 치러지게 됐다. 숙명여고 시험문제 유출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믿고 싶지 않은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아버지와 쌍둥이 자매의 범죄 행위에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특히 고교 내신에 대한 신뢰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대입 제도 자체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학교 교육 현장에서 벌어져선 안 될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 것으로, 이번 사건이 개인의 부도덕한 문제에서 불거진 것이 아니라 입시제도의 구조적인 문제에 있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대입제도를 뜯어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현재의 제도에서 고교 내신은 대입제도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 대입의 경우 수시로 76%, 정시로 28%를 뽑게되는데 수시 76% 가운데 절반이 넘는 65% 이상이 학생부 위주 전형이다.
대학들은 근본적으로 수시를 선호하고 있는 편이다. 일단 준비된 수험생이 오는 것이고 또 수시에 붙으면 정시에 지원을 못 하기 때문에 학교 성적이 좋은 우수학생들을 먼저 뽑을 수 있는 잇점도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그렇지 않은 학생들이 포함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교 단위로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는 학교 내신에 부정이 끼어들 여지가 많을 것이라는 뜻이다.
교육부는 내신 시험문제 유출 사건이 잇따르자 인쇄실 등에 폐쇄회로(CCTV) 설치, 교사와 자녀가 한 학교에 다니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상피제)하는 등 관리지침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대책이 제대로 먹힐지 의문이다.
부실한 학사관리의 가능성이 곳곳에서 드러나면서 편법을 통해 진학하는 관행이 뿌리 깊게 만연해 있다. 공정한 입시를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학부모와 학생들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근본적인 신뢰 회복 방안을 내놔야 한다.
숙명여고 사태가 넉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수험생들에게까지 영향을 끼칠가 우려된다. 불신을 키운 사건인 까닭에 불편한 심정 속에 치러지는 수능이기에 더욱 그렇다. 시험만능주의 시대 우리들의 자화상인 것 같아 안타깝다. 앞으로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갈 학생들에게 신뢰를 심어주는 일이 무엇보다 필요하다하겠다.
아모쪼록 수능은 일생일대 중요한 날이기 때문에 하루의 컨디션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충분한 휴식으로 마음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 보기 바란다. 지금까지 열심히 준비해온만큼 수험생 모두가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길 기대한다. ‘수능 대박’ 화이팅!
[신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