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유병력자 실손보험 인기에 부작용 챙겨야
[기자수첩] 유병력자 실손보험 인기에 부작용 챙겨야
  • 우승민 기자
  • 승인 2018.10.16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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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자 실손보험이 출시 반년 만에 11만 건이 팔렸다는 통계다.

유병자 실손보험은 정부가 실손보험의 보장 사각지대를 해소한다는 취지로 보험업계와 1년간의 협의를 거쳐 공동으로 만든 정책성 보험이다.

하지만 정책성 보험인 4대악 보상보험, 자전거 보험 곰두리 보험, 녹색자동차 보험, 메르스 안심 보험 등은 모두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최근 인기를 모은 유병자 실손보험도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유병자 실손보험도 손해율이 갈수록 올라가고 있고, 보험금 지급 규모를 예측하기 어려워 정책성 보험으로서 한계를 보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손해율 위험이 큰 유병자 실손보험이 보험사 입장에서는 보험금 과다지급 사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보험에 가입하는 사람이 건강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계약자에게 받는 보험료보다 앞으로 지급해야 할 보험금이 더 많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1월~6월) 개인 실손보험의 위험손해율이 122.9%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포인트 하락했다. 사실상 수지 적자가 난 상태다. 손해율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계약자가 낸 돈보다 보험금으로 타가는 돈이 많다는 의미다. 업계에서 모락모락 불 지펴지는 유병력자 실손보험의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의 근거다. 

보험업계 관계자도 “기존 실손보험 손해율도 계속 악화하고 있는데 유병자 실손보험은 예측할 수 없어 리스크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병자 실손보험이 과거 정부 주도로 출시된 정책성 보험 상품들의 실패 사례를 반복할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처럼 자기부담금이 적지 않은 유병자 실손보험이 또 다시 실패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길 바란다. 당국이 고령자들에게 아무리 좋은 보험을 제공하더라도 보험료를 낼 돈이 없으면 실패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보험사와 감독당국은 초기에 손해 관리를 통해 상품을 업데이트해서 공급할 수 있도록 예의주시 해야 같은 실수를 피할 수 있을 것이다.

smwoo@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