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경제를 떠받치는 허리가 무너지고 있다. 30∼40대 취업자 수가 월평균 14만명씩 빠르게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실업자가 7개월 연속 100만명을 돌파해 장기 실업자와 구직 단념자가 기록적으로 증가하는 등 고용시장의 구조적 악화가 이어지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여기저기서 불거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30∼40대 취업자 수는 월평균 14만명 줄었다.
30대는 월평균 3만9300명, 40대는 10만1000명씩 급격히 줄어들었다. 올해 40대 취업자 수 감소폭은 현재 방식으로 통계집계를 변경한 지난 1999년 6월 이후 역대 최대다.
40대 취업자 감소는 지난 2015년 11월부터 33개월 연속 이어졌다. 40대 취업자 1∼7월 월 평균을 보면 2015년 6400명, 2016년에는 4만6100명, 2017년에는 4만4100명 감소하다가 올해 감소폭이 급격히 확대됐다.
40대는 고용률마저 전년 대비 하락하는 모양새다. 올해 1∼7월 15세 이상 전체 취업자 수는 월평균 12만23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이 절정이던 2009년 같은 기간에 월평균 14만1700명 줄어든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뿐만 아니라 구직기간이 6개월 이상인 장기실업자는 월평균 14만4000명을 기록해 2000년 이후 18년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구직활동에 지쳐 취업을 포기한 구직단념자도 월평균 50만7000명에 달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30-40대들이 마땅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기자가 알고 있는 40대 한 후배는 대기업에 근무하다 지난해 말 구조조정으로 실업자가 됐다. 이 후배는 아직까지도 마땅한 직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여기저기 노크를 하고 있지만 그리 녹녹하지가 않다. "가게라도 해볼까" 했지만 아는 게 없으니 선뜻 나서지 못하고 "퇴직금만 날릴까 걱정"이라면서 한숨만 푹푹 내쉬었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여기에 더해 비경제활동인구도 급격히 늘고 있다. 1∼7월 비경제활동 인구는 월평균 9만9000명이 증가했다. 비경제활동 인구가 늘어나면 노동시장의 활력이 떨어지고, 체감경기가 악화하는 한편 경제성장에도 악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그러잖아도 어려운 경제를 더욱 둔화 시킬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더욱이 앞으로 고용이 더욱 나빠질 수 있다. 무엇보다 대외 상황이 불안하다. 중국경제가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는 데다 구조적인 문제도 갖고 있어 성장세가 둔화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서는 우려스러운 대목이 아닐 수가 없다.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상반기보다 아니 하반기, 하반기 보다는 내년에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경제 성장률이 낮아지면 고용이 악화돼 거리에 내몰리는 30-40대는 더욱 고통스러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 노동시장의 허리이기도 한 30-40대는 국가 경제를 이끌어가는 주 노동력일 뿐 아니라 인생의 황금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인생 황금기인 30-40대가 짙은 어둠속이다. 이 어둠이 어디까진지, 어디에서 끝날지 그 누구도 단정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막연하게 기다릴수 만은 없다.
만사는 늦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법 아니겠는가. 이제부터라도 지금껏 나타난 문제점과 향후 예측되는 문제점에 대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바로 대한민국 경제의 허리를 바치는 30-40대들을 거리로 내몰지 않는 방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