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원구성 협상이 타결되면서 입법부 공백이 해소되게 됐다. 20대 국회 전반기가 종료된 이후 지난 5월 30일부터 장장 41일 만이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지방선거 참패로 인한 혼란으로 연유된 것이기도 하지만 1998년 김종필 국무총리 서리 인준 문제 등으로 65일간의 장기간 공전 사태 이후 역대 2위의 기록 오명을 남기게 됐다.
민주당 홍영표, 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관영, 평화당와 정의당 의원모임 장병완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원 구성에 최종 합의했다.
국회의장과 상임위 배분은 원내 의석수에 따라 국회의장은 원내 1당인 민주당, 국회부의장 2명은 원내 2당, 3당인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맡게 됐다.
이로써 여야는 오는 13일 오전 10시 본회의를 열고 국회의장단을 선출하는 등 정상화 길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관 대규모 공백 사태가 우려되는 상황이었지만 후보자 3명 인사청문회를 23일~25일 진행하고 26일 본회의를 열고 임명동의안을 표결 하기로 했다.
원 구성을 놓고 여야의 치열한 힘겨루기가 일단락됐지만 분쟁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말이 많았던 법사위원장 자리를 한국당이 챙겼지만 다소 어정쩡하게 봉합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야가 법제사법위의 월권 방지 문제를 국회운영 개선소위원회에서 다루기로 했다.
민주당이 법사위를 현재 상태 그대로 한국당에 넘겨줄 수 없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되지만 권한 축소 등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충돌은 불보 듯 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원 구성 타결 이후 정치권이 국회 정상화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11일 “임시국회에서 시급한 민생입법을 논의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남북특별위원회 활동과 의원외교활동에 적극 나서겠다”며 의지를 보였고, 한국당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도 “사회개혁을 선도하는 정당으로서 합리적 노동개혁과 사회개혁을 주창해가겠다”고 공언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도 “경제 관련 입법과 정책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 권리를 위임 받은 국회가 그동안 제 역할을 못하면서 국민 눈높이에 한참 모자란다는 평가와 함께 따가운 시선을 받아 왔던 것은 사실이다.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촛불처럼 ‘여의도 촛불’이 켜질 수 있다는 경고를 무시해선 안 된다.
다음달 5일 평화당, 19일 바른미래당, 25일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면서 여야 3당 지도부의 교체로 새로운 진용이 짜여지게 된다.
한국당은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홍준표 전 대표가 11일 미국으로 출국했고, 10여년간 머물렀던 여의도 시대 접고 영등포로 당사도 옮겼다.
여야는 윤리특별위원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남북경협특별위원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4차 산업혁명특별위원회 등 6개 특위도 국회에 설치하기로 하는 등 제 모습을 찾아가는 모양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마음으로 당리당략은 버리고 소통과 협치의 정신을 살려 나가야 한다.
20대 후반기 국회가 지각 출범했으니 이제부터는 경제 활성화를 비롯한 민생 문제 현안 해결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