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누가(WHO) 게임이 질병이래?"
[기자수첩] "누가(WHO) 게임이 질병이래?"
  • 이창수 기자
  • 승인 2018.07.02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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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에 개최되는 세계보건기구(WHO) 총회에서 게임의 또 하나의 성격이 규정될 예정이다. 바로 병이다. 정확하게는 국제표준질병분류(ICD) 11판 정식 버전에 게임 장애를 공식적으로 정신 질환으로 포함시켜 마지막 총회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게임 장애로 진단을 받을 수 있는 기준은 △게임 플레이 시간 조절 불가 △게임과 여타 활동의 우선순위 지정 장애 △게임으로 인한 부정적인 결과 무시다. 이러한 증상이 12개월동안 나타나면 정신 질환이 되는 것이다.

ICD-11 초안에서는 게임 장애를 '정신적 행동적 또는 신경 발달장애'의 하위로 분류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는 '중독성 행동으로 말미암은 장애'로 구분한다. 디지털 또는 비디오 게임을 통한 과몰입을 근거로 판단한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그렇다면 과연 예비 질환자의 '과몰입'과 프로게이머의 '연습'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아니면 직업을 가져야만 '예비 정신 질환자'의 누명을 벗을 수 있는 것인가? 일반인들은? 쉽게 판단할 수 없는 문제를 WHO는 '질환'으로서 뭉뚱그려 판단하려는 것이다.

또한 게임에는 강력한 금단증상이 있는것인가. 오히려 게임은 불안함과 우울증에 대한 대안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한다.

미국 임상심리학자 앤서니 빈 프레이밍햄 주립 대학교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게임중독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많이 만났다"며 "그들은 게임을 불안함이나 우울증에 대한 대안으로 이용한 후 이것들이 해결되면 게임에 대한 문제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렇다. 게임은 더이상 여가의 일종이 아니다. 게임 그 자체가 한 사람의 직업이 되고 여럿의 문화로 이제는 국가의 산업으로 정착했다. 그런데 이번 질병등재로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돼, 인터넷 게임에서 모바일 게임 그리고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접목해 3D, 4D를 넘어 새로운 세계를 바라보고 있는 게임산업의 날개를 꺾어버리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