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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셀프추천·회전문·거수기 이사회 언제까지…
[기자수첩] 셀프추천·회전문·거수기 이사회 언제까지…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03.15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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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99.7%. 2015년 99.7%. 2016년 99.6%. 2017년 97.2%.

국내 기업 이사회들이 이사회에 올라온 안건에 대한 최근 4년 동안의 찬성률이다. 매년 4000건에 달하는 안건들을 조사했지만 이사회에서 반대한 안건은 2~30건 정도에 그치고 있다. 거수기 이사회란 말이 나올만하다.

기업에 있어 이사회의 역할은 막중하다. 상법에 따라 업무집행에 관한 사항은 모두 이사회가 결의해야만 실행에 옮겨진다. 기업이 사업을 실제로 진행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할 ‘최종관문’인 셈이다. 고작 거수기를 기대하고 이사회에 이런 역할을 부여한 것은 아닐 것이다.

이사회의 거수기 논란을 없애기 위해 도입된 제도 중 하나가 사외이사다. 사외이사는 외부 인사를 이사로 선임해 외부인의 시각에서 기업을 견제·감시하기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매년 나오는 이사회의 안건 찬성률을 보면 이런 제도 도입 명분이 무색하다.

이런 터무니없는 찬성률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로 셀프추천 또는 회전문 인사 방식을 꼽는 이들이 많다.

아무리 외부인을 이사회에 들였더라도 사외이사 후보자가 한정된 몇 명에 그친다면 사외이사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 기업들이 독립성이 확보되지 않은 기존 이사회가 이사 후보를 추천하는 셀프추천을 시행하고 있어 이런 문제를 더욱 키우고 있다. 

또 회장이 이사를 추천하고 이사가 회장을 추천하는 회전문 인사 방식은 경영진과 이사회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만들고 있다. 주주총회에서 이런 후보들을 걸러낼 방법도, 세력도 없다.

15일 금융감독원은 지난 1월부터 국내 9개 금융지주사의 지배구조를 점검한 결과 사외이사 업무를 지원하는 별도 사무국을 둔 금융지주는 일부에 지나지 않고 분기당 한 번꼴로 제공하는 정보도 핵심 정보는 제외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사외이사들은 최근 2년간 직무 수행에 필요한 외부 자문을 요청하지도 않았다. 여기에는 사외이사 선임에 미치는 기업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사외이사 재선임 여부가 기업 자체 평가에서 판가름 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거수기 이사회에 대한 보완책으로 노동자이사제, 집중투표제 도입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전문성 부족’이라는 이유로 꺼려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주총을 앞두고도 사외이사 후보들의 자격 논란이 되풀이 되고 있다. 기업이 먼저 자정을 통해 변화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늘 지켜보는 ‘진짜’ 외부인의 시각이 기업을 더 이상 두고 보지만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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