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고 남북한이 내달말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했다.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의 시동을 건 셈이다.
1박2일간의 일정으로 평양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대북 특사단은 군사적 긴장완화와 긴밀한 협의를 위해 정상간 핫라인을 설치하기로 하고, 3차 남북정상회담을 열기 전 첫 통화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간 화해와 협력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남측 태권도 시범단과 예술단의 평양 방문을 초청했다.
또 대화가 지속되는 동안 핵실험 등 전략적 도발을 하지 않겠다고 밝혀 진전 여부에 따라 큰 변화도 예상된다.
성과를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지만 11년 만에 성사된 대북 특사단이어서 그렇기도 하지만 기대 이상의 성과에 일단 환영할만하다.
앞으로 더욱 발전적인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키우기 충분하다.
특히 북한의 체제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비핵화에 상당한 의미 있는 진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상황이다.
국제사회의 비난도 그렇고 북한에게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대북 특사단을 통해 북미대화가 급물살을 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이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남북 합의를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아직 낙관하기 이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사 이후 이산가족 상봉과 군사 당국회담 개최 등에 대해서는 합의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지만 비핵화 문제에 대한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다.
김 위원장의 시간 끌기 전략으로 북한이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 그래서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문제가 가장 큰 알맹이가 돼야 한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를 위해서는 북미 대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북미대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남북관계 개선도 힘들고, 대북제재에 따른 고립에서 빠져 나오기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북한이 이번 특사를 계기로 개선 의지를 내비추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이 정상회담을 남측 판문점에서 열자고 한 부분도 그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북특사로 평양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8일 미국을 방문할 예정으로, 한반도 문제만큼은 우리가 주도하는 키를 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우리의 국익을 중심에 놓는 치밀한 전략으로 북미 대화의 접점을 찾기를 바란다.
그간 굳게 닫혀있던 북한과의 대화의 문이 조금씩 열리고 있고 향후 전향적인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어 다행이다.
여전히 풀어야할 과제는 산적하지만 이번 대북 특사를 계기로 비핵화를 향한 첫걸음을 뗀 것이나 다름없다.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길로 가기 위해 북한이 조금 더 마음의 문을 열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