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인의 겨울스포츠 축제인 평창 동계올림픽이 17일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지난 9일 개막해 25일 폐막한 평창올림픽은 92개국의 2920명의 선수가 참가해 동계올림픽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안방에서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한국은 15개 전 종목에 역대 최다인 146명의 선수단을 출전시켰다. 한국선수단은 금메달 5개와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를 수확해 국가별 메달 순위에서 7위를 기록했다. 당초 계획했던 금메달 8개와 은메달 4개, 동메달 8개로 종합 4위에 오르겠다는 ‘8-4-8-4’ 목표를 달성하진 못했지만 6개 종목에서 17개 메달을 획득하는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평창올림픽은 개막 전의 우려와 달리 대회 운영과 흥행, 기록에서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로부터 특별출전권을 받은 북한의 선수 46명이 극적으로 참가해 명맥이 끊겼던 국제대회 개막식 남북공동입장이 11년 만에 성사됐다.
각종 화제로 대회흥행에 성공하면서 입장권은 판매 목표치인 106만8000장을 넘겨 발매됐고, 유료 누적관중은 23일까지 114만2000명을 기록했다. 수익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나타냈다. 아직 잠정집계지만 입장권 수입은 1500억원을 돌파했고, 대회 기간 동안 12개 경기장과 평창 올림픽플라자, 강릉 올림픽파크 등에 98만명이 방문하는 성과를 올렸다. 빙상 종목에서 세계 신기록 1개와 올림픽 신기록 12개가 양산되는 등 풍성한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평창올림픽이 남긴 업적은 ‘문화올림픽’, ‘평화올림픽’으로 전 세계인에게 가슴에 각인되는 계기가 됐다는 점이다.
개막식에서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자랑한 공연에 이어 대회기간 동안 총 1200여회의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해 ‘문화 올림픽’으로 호평을 받았다. 세계 최초의 5G 서비스와 11종 85대의 로봇과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로보틱스 등 첨단 ICT(정보통신기술)를 선보여 ‘스마트 올림픽’ 명성도 얻었다.
특히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IS 등 각종 테러로 국제사회가 어수선했던 상황에서도 테러 없는 최고의 ‘안전올림픽’을 치러냈고, 철저한 도핑검사로 어느 대회보다 약물 없는 ‘클린올림픽’으로 마감된 것은 큰 자랑거리다.
이제 남은 것은 평창올림픽이 ‘평화올림픽’으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도록 해야 한다. 지구촌 유일한 분단국가로 ‘휴전 중’인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과제로 남았다.
지난 9일 개막식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까지 참석해 스포츠를 통한 화해라는 ‘평화올림픽’을 구현했다.
25일 폐막식에는 미국을 대표해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고문이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했고 북한을 대표해 25일 방남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겸 통일전선부장 등 북측 고위급 대표단이 같이 자리했다.
개막식이 남북 대화의 물꼬를 열면서 남북 화해의 분위기를 조성했다면 폐막식은 남북대화를 넘어 북비대화의 단초를 마련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이제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대화, 북미대화를 통해 한반도의 평화를 약속하는 성과를 풀어내는 일이 남았다.